양심이 살아있는 현장을 체험하다!
지난 8월 말 한국교회의 은인이라 불리는 고 사무엘 휴 마펫 선교사님의 하관식을 참여하기 위해서 12인승 교회 차량으로 10여분의 목사님과 사모님들이 로스앤젤레스를 출발하여 장지가 있는 곳으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장지까지는 평소 같으면 한 시간 십여 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프리웨이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3시간 이상 길에서 지체해야 했던 것입니다. 당시 동승했던 목사님 한분이 계속되는 더위와 교통 체증을 이기지 못하고 멀미를 시작하시더니 결국에는 달리는 차 안에서 구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비닐봉지에 실례를 하셨지만 더 이상 견디지 못했기에 프리웨이에서 급하게 내려야 했던 것입니다.
Thousand oaks city 지역의 쇼핑센터로 가서 차에서 내리기 쉬운 가까운 곳에 위치한 멕시칸 음식점으로 들어가 급한 일을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 때 곁에 계신 다른 목사님 한분이 뒤 따라가서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일행은 프리웨이를 달려서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였습니다.
멀미하던 목사님을 따라 차에서 내렸던 목사님이 자신의 가방을 잃어버린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입니다. 작은 손가방에는 여러 개의 크레딧 카드와 현금이 담겨있는 지갑과 그리고 최신 전화기 등 목사님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당장에라도 가방을 잃어버린 곳으로 가보고 싶으셨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은 곧 행사가 시작되기 때문이었습니다. 함께 한 일행 모두가 무거운 마음으로 걱정 하면서도 아무런 도움을 드릴 수 없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방을 두고 내린 멕시칸 음식점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식당의 전화번호도 없었고 정확한 위치를 기억하는 분들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찾아 헤매야 했던 것입니다. 몇 번의 실수가 있었습니다. 프리웨이를 타고 내리길 몇 번 하다가 그러는 동안 가방을 잃어버린 목사님이 “이제는 포기하고 그냥 돌아갑시다”라고 말을 하신 후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오전에 가방을 두고 내렸던 식당이었던 것입니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아니하고 힘없이 걸어 들어가신 목사님이 10여분 후 밝은 얼굴로 다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손에는 검은색 작은 손가방을 들고 나오시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도 신기하고 너무도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일행 중 한 분은 “지갑부터 열어보세요? 현금과 크레디트카드는 있습니까?”
목사님이 식당에 들어갔을 때는 오전에 만났던 직원들이 교대가 되어서 없었는데 그중 한 여자 직원이 오전에 보았던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녀에게 다가가 5-6시간 전에 가방을 두고 갔는데 혹시 아느냐고 했더니 안다고 하면서 즉시 사무실에 보관해둔 가방을 가져다주었다는 것입니다.
고마운 마음에 약간의 팁을 주려고 했지만 극구 사양을 했다고 하셨습니다. 차 안에 잃어버렸던 가방을 들고 들어오신 목사님을 향하여 일행은 뜨거운 박수를 했으며 잃어버린 물건을 찾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한 일행 중 누구도 잃어버린 가방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가방을 잃어버린 목사님도 그렇게 생각하셨기 때문에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그냥 돌아가자고 말하신 것입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차에서 내려 가방을 잃어버린 목사님을 따라 식당 안으로 들어가 이름 모를 손님의 잃어버린 가방을 안전하게 보관해 두었다가 돌려드린 양심적인 직원의 밝은 얼굴을 보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을 가져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이것이야 말로 보통 미국인의 살아있는 양심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방을 잃어버리셨다가 찾은 목사님이 일본인 친구 목사에게 이런 질문을 했던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일본에서 열사람이 지갑을 길에서 잃어버리면 몇 개나 주인에게 돌아가겠느냐는 물음에 8-9개는 주인에게 돌아간다고 서슴없이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반하여 한국에서 지갑을 잃어버리면 5-10% 정도만 주인에게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기독 인구는 1%인데 비하여 한국의 기독 인구는 25% 이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우리가 소금과 빛으로 살지 못하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양심이 살아있는 여자 직원의 작은 행함이 여러 사람에게 감동과 기쁨을 주었듯이 우리의 삶도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어야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한 것입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3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