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한 지역에서 사역하는 동명이인 목사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모님 명복을 기도합니다. 천국에서 영면하소서!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지난 12월 26일 토요일 이른 아침에 필자가 받은 카톡의 내용이었습니다. 카톡을 보낸 분은 평소 가깝게 지내는 선배 목사님이셨습니다. 카톡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서 이렇게 답신을 보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뜻밖의 내용을 받고서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잘못 배달된 줄 알고서 [제가 아는 어느 분이 돌아가셨나요?]라고 답신을 보내자 상대방에서 “뭐요” 하면서 놀란 문자가 뜨더니 한 참을 지나고 나서 새로운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 타운에서 목회하시는 동명이인 한믿음교회 이상기 목사님의 사모님이 소천 하셨다는 것을 잘못 알고 전했다고 하신 겁니다. 신문에 난 부고를 보고서 필자의 부인이 세상을 떠난 줄 알고 다급한 마음에 카톡으로 위로의 말을 보낸 것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선배 목사님 부부는 집 사람을 위해서 늘 기도해 주셨습니다.

한 달 전에는 식당으로 우리 내외를 불러내어 귀한 대접을 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부고를 통하여 소천소식을 접하고 놀라셨던 것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잠시 후 고등학교 선배님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신문에 난 부고를 보고 전화를 하셨다고 하면서 교회이름도 다르고 돌아가신 분의 나이가 집 사람보다 10살이 아래인데 하면서 확인차 전화를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이민 교회의 이름이 수시로 바뀌는 교회도 있기에 필자가 섬기는 평강교회의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전화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날 아침 우리 부부는 이상기 목사님 사모님의 소천 소식을 접하고서 한바탕 웃어야 했습니다. 죽는 꿈만 꾸어도 오래 산다고 하던데 꿈이 아닌 현실에서 이런 인사를 받았으니 당신은 아마도 오래 살 것 같다고 한 것입니다. 한믿음교회을 섬기는 이상기 목사님과는 교제가 없었지만 지면을 통하여 목사님과 자녀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진심으로 드립니다.

이상기 목사님에 대한 이야기는 또 있습니다. 15-6 년 전으로 기억이 됩니다. 새로 교회를 설립하면서 한믿음교회 담임목사로 소개되신 분이 이상기 목사님이라고 언론에 집중적으로 광고가 된 것입니다. 그 일이 있고나서 사방으로부터 전화가 필자에게 빗발쳤던 것입니다. 20여 년 동안 섬기던 평강교회는 어떻게 하고 왜 또 다른 교회로 옮기였냐는 것입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한번은 교회의 집사님 중 한분이 수년 전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목사님, 신문에 우리교회의 이름으로 공고를 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해주십시오!” 하면서 강하게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집사님의 청을 웃음으로 받아 넘기고 말았습니다.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신문에 낸 광고의 효과가 오래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교회의 이상기 목사님과 다른 교회의 이상기 목사님은 같은 분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주길 원했던 것은 동일한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상대방이 믿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동일지역에서 같은 이름의 목사님이기에 생겨나는 웃지 못 할 일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동명이인이 종종 있습니다. 이민 초창기에 나성한인교회를 설립하셨던 김의환 목사님과 같은 이름이 있었습니다. 김의환 장로님이십니다. 김의환 장로님이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셨습니다. 동명이인의 이름 때문에 생겨날 해프닝을 예방하기 위해서 김의환 목사님(장로님이셨다가 목사가 되신)은 이름을 바꾸셨습니다. 그 이름이 김사무엘 목사였습니다. 김사무엘 목사님은 지난 해 소천하시기까지 남가주목사회 회장과 남가주교회협의회 회장을 역임하셨습니다. 그러나 더 재미있는 것은 또 다른 이름의 김사무엘 목사님이 나타나신 겁니다.

우리에게 이름이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인격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듬어지고 가꾸어지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이름이 빛나길 원하십니다. 2016년의 아침을 맞으면서 주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나의 삶이되기를 다짐해봅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3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