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처음 선물 받은 Chivas Regal 12
자주 만나지는 않지만 같은 지역에 사시기 때문에 만나면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는 동내 어른이 계십니다. 새해를 맞으면서 인사차 선물을 주시는데 붉은색 사각형 상자 안에 담기어진 양주를 필자에게 선물 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목사님! 피곤하실 때에 한 잔씩 잡수세요! 피곤이 풀리실 겁니다”라고 하시면서 허리 굽혀 정중하게 인사를 하시는 겁니다.
선물을 받으면서 “나는 술을 하지 않습니다. 술을 먹지 못합니다. 한 번도 이런 것을 마셔보지 못했습니다. 아시는 대로 나는 목사입니다. 그러니 이 선물을 사양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80 중반이 넘으신 동네 할머님이 필자를 생각하고서 나름대로 정성스러운 선물을 한 것이기에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주시는 대로 받아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선물을 받아 보았지만 이런 선물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이런 선물을 받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내가 세상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술과 담배를 파는 장사들이 망하지 않는 것입니다. 망하지 않을뿐더러 술과 마약 그리고 도박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소유하고 번창하는 것을 보면서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 같은 사람들 때문에 그런 영업이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60여 생애를 살아오면서 담배와 술 그리고 도박에 사용된 돈이 1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도박을 하지 않는 이유는 믿었던 교인 중 여러 명이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가정이 파탄 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도박을 하지 않을 것으로 믿었던 교회의 중직 자가 도박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도박이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인생을 처절하게 망가지게 하는 지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만류도 해 보고 권면도 해 보고 도박의 늪에서 구해내기 위하여 저들과 싸워 보기도 했지만 모두가 소용이 없었습니다.
쇠귀에 경 읽기 이었습니다. 그렇게 좋았던 믿음도 신앙도 한 순간에 헌신짝처럼 벗어 던져 버리는 것을 보면서 얻은 결론은 이러했습니다. 세상에는 술을 안 먹는 사람보다는 먹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고 담배도 안 피우는 사람보다는 피우는 사람이 더 많으며 도박을 하는 사람도 안하는 사람보다 더 많으며 마약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러면서 왜 나는 저 사람들과 다른 것일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나는 술을 먹지 못하는가? 그 많은 술 선전과 거리에 늘어선 술집 광고를 보면서도 유혹을 받지 않았던 것일까? 왜 나는 도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일까? 왜 나는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제가 믿었던 교우 중에 몇 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Y 장로님, L 권사님, B 집사님, K 집사님, Y 집사님! 위의 분들은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 한 때 참으로 귀하신 분들이었습니다.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크게 받으셨던 분들이셨습니다. 세상에서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성공하셨던 분들이었습니다. 교회의 충성된 제직이었습니다. 그런데 도박으로 받은바 은혜와 축복을 사단에게 탈취 당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많은 재산을 다 탕진했습니다. 마지막에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토록 교회를 사랑했고 충성했었던 모든 공력이 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다시 교회 나타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저들의 황폐된 가정 그리고 후손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픔을 느낍니다.
하나님의 축복을 떠나 세상 쾌락의 죄악에 묻혀 산 결과가 이렇게 무서운 것임을 보면서 죄의 결과는 세상에서만 아니라 우리의 구원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아니 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술과 도박 마약의 유혹에서 벗어난 것은 오직 전적으로 주님의 은혜와 축복의 결과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3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