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57 목회자에게 진정한 기쁨이 되는 것!

지난 3년 동안 매일 기도하여 오던 “다은”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3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다은이가 어려운 병에서 회복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서 매일 기도하던 기도자 명단에서 다은이의 이름을 기쁜 마음으로 지우며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었습니다.

그런데도 늘 나의 마음에 다은이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생활을 하고 있을까? 그 동안 다은이의 근황이 궁금하여 지난 주간에 다은이 어머니에게 안부를 물었습니다. 다은이는 지독하고 어려운 중환자실에서의 긴 투병 중에도 학업을 포기하지 아니하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두 번의 골수 이식 수술을 통하여 1년 여 기간 동안 무균실과 중환자실에 머물러야 하기에 학교에서의 정상 수업은 받을 수 없었지만 독학으로 학교 수업을 이어 갔습니다. 그러한 그의 노력이 인정되어 지난 6월에 그녀가 다니던 샌디에고의 고등학교에서 영광스러운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은이를 알게 된 것은 그녀가 14살 되던 때 필자가 앓았던 재생불량성빈혈에 걸리고 나서였습니다. 지금은 현대의학의 발달로 자신의 골수와 일치하는 골수 기증자를 만나면 이식을 통하여 생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치료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골수 이식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부모는 사랑하는 외동딸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던 중 필자의 간증 소식을 인터넷을 통하여 접하고 여러 경로를 통하여 필자와 연결이 된 것입니다. 그 때부터 다은이의 아픔이 나의 아픔으로 느껴져 나를 살리신 주님이 다은이도 살려주시길 기도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다은이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다은이가 사는 곳은 필자가 사는 곳에서 자동차로 3시간 이상 달려가야 하는 먼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다은이를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다은이의 현재 상태는 이렇습니다. 그동안 중환자실에서 오래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다리 근육이 생기지 않아서 걷는 것에 많이 불편을 느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해서 아직도 입맛을 회복하지 못하여 그로인한 식욕 부진으로 애를 먹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감사한 것은 그 불편한 몸으로 지난 달 운전 면허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가지고 학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담당의사가 추천하는 간호대학으로 가까운 시일에 옮겨 도움을 받던 다은이가 다른 사람을 돕는 간호사가 되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은이 어머니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이런 부탁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건강하고 훌륭한 간호사가 되어서 주님께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은이의 소식을 들으면서 나는 행복한 목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행복은 세상이 경험하지 못하는 목회자만이 가지는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행복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런 행복은 기도해본 사람만이 경험하는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다은이를 위해서 나만 기도한 것이 아닙니다.

이 지면의 칼럼을 통하여 많은 애독자님들이 기도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필자에게 안부를 반복해서 물으셨었습니다. 주님이 우리의 기도를 받으셨습니다. 우리의 기도로 하나님이 원하시고 이 시대 우리 모두가 필요로 하는 아름다운 백의의 천사가 탄생하게 될 것을 손꼽아 기대해 봅니다.

다은이를 살려주신 주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은이를 타인으로 생각지 아니하시고 가족처럼 생각하시고 사랑으로 기도해 동참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크게 감사드립니다.

2021년 10월 3일
이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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