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선물

어느덧 손자녀들의 숫자가 하나 둘 더하여 가는가 싶더니(오는 8월이면 5번째 손녀를 보게 됩니다), 몸도 쇠하여 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려서부터 늘 들어온 말이 있는데, ‘이’하나는 튼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나의 몸에서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함께 할 부분은‘이’라고 생각을 해왔습니다.

근래에 이르러 몇 개의 이가 뽑혀 나갔고 앞으로도 2개의 이를 더 뽑아야 합니다. 이렇게 빨리 이런 일이 찾아오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는데 피할 수 없게 되어 처음 이를 뽑는 날은 서글픈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이에 못지 않게 걱정이 되는 것은 진료비 문제였습니다.

약 9000불에 달하는 진료비용은 아무래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식을 접한 Y 집사님이 연락을 준 것입니다. 28년 동안 한 교회를 섬겨오면서 Y 집사님과 처음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17-18년 전 이었고, 집사님은 12-13년 동안 필자가 섬기는 교회를 열심히 섬겨왔습니다.

지난 6-7년 동안은 간간이 소식을 주고받으면서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 집사님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크고 아름다운 선물을 제게 준 것입니다. 처음 집사님이“목사님의 진료비에 대해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을 할 때에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렇게 큰 선물을 할 것이라고는 짐작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하여 필자가 섬기는 교회의 남∙여전도회에서 치료비 모금을 하기로 한 것은 중단했습니다. 선물을 받고서 정말로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은 이미 교회를 떠난 오래된 교인에게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교회를 떠난 오래된 교인이 이전에 섬기던 교회 목사님의 진료비를 부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의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뿐만아니라 진료비용이 결코 작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알기로는 집사님은 부자가 아닙니다. 넉넉하게 사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지금도 열심히 땀을 흘리며 먼 거리를 매일 운전하면서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다니는 분이십니다. 받은 선물보다도 필자를 더욱 행복하게 하는 것은 집사님을 통해 하나님의 작은 종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서 였습니다. 이런 행복은 목자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12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