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모 목사님을 생각하며

나는 가끔 장원모 목사님을 생각한다. 인천에서 목회하신 목사님으로만 알고 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년이 지나도록 장 목사님을 나의 삶에서 지우지 못하는 사연이 있다.

매주 월요일이면 7명의 목회자들이 모여서 함께 기도하며 교제의 시간을 갖던중 S교회를 담임하시는 O목사님이 부흥회 강사로 모셨던 장 목사님의 간증을 모인 동역자들에게 전한 것이다.

인천에서 교회를 개척하고 재정 자립이 충분치 못할 때였다. 넉넉지 못한 목회비로 생활이 어려웠다. 당연히 목사님 가정이 기거하는 사택도 형편이 좋지 못했다. 점점 커가는 아이들로 인하여 어려움은 커갔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장 목사님은 특별한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매일 새벽 기도회가 끝나면 교인들이 다 간 것을 확인하고 나서 기도를 하는 것이었다. 기도의 제목은 이러했다. 왜 주의 종이 가난하게 살아야 합니까? 자녀들에게 넉넉한 주거공간이 필요합니다. 종의 가정에 집을 주시옵소서!

그러던 어느 날 기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인의 울음소리가 강단 아래서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순간 장 목사님은 부끄러운 생각에 몸 둘 바를 모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교인들이 간 줄 알고 기도 했는데, 한 여자 교인도 기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여자는 여전도회 회장 권사였으며 더 충격적인 것은 교회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장로님의 부인이었던 것이다. 도둑질하다가 현장에서 잡인 것처럼 창피했다고 하셨다.

사표를 준비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로부터 수일 후에 장로님의 전화가 있었다. 내일 예배 후 당회를 소집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조용할 수가 없지, 교회를 떠날 각오를 하고 다음 날 당회에 임했다. 그런데 당회 소집을 요청한 장로님이 목사님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이다. 그리고 용서를 구했다. “목사님! 잘못했습니다. 목사님은 가난하게 사셔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그러면서 사택 구입비의 절반을 그 장로님이 내어 놓으셨고 나머지는 당회의 결의로 목사님의 사택을 구해 드리기로 한 것이다.

그 간증을 듣고 있는데 뜨거운 감동이 왔다. 그렇지. 왜 나도 진작에 이런 기도를 하지 않았는가? 주의 종이 가난하게 사는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부끄러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당시 필자는 방 두 개짜리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다. 즉시 그 날부터 장 목사님이 하셨던 기도를 하기로 한 것이다. “가족이 다섯이 아닙니까? 그러니 세 아이들이 사용할 각자의 방과 우리 내외가 사용할 방이 있어야겠습니다.

장 목사님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나의 기도도 들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부끄러운 생각에 집 사람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만 2년여동안 집을 주실 것을 반복해서 기도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방 네 개짜리 2층 집을 주신 것이다. 나도, 가족 모두 놀랬다. 교회 교인들도 놀랐고,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이 다 놀랬다. 하나님이 그 일을 하신 것이다.

그 때의 기도를 하지 못했다면 오늘의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안다. 아직도 작은 셋방살이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게 동기 부여를 하게 한 인천의 장원모 목사님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요한복음 14장 13절에 “너희가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가 시행하리니 이는 아버지로 하여금 아들을 인하여 영광을 얻으시게 하려 함이라”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17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