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차남진 목사님을 생각하며

고 차남진 목사님을 처음 만난 것은 필자가 불치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미선교기관의 초청으로 미국에 온 1973년 11월 LA 공항에서였다. 2년여 가까이 차목사님의 인도로 UCLA 병원에서 치료받는 동안 차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에 출석하면서 세례를 받았다. 74년 어느 주일에 차 목사님의 설교를 듣다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 때까지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차 목사님이 한국의 총신에서 교수로 있던 어느 해 여름이었다. 40여 명의 학생들과 여름 수련회를 위해 계룡산으로 갔다. 물가 그늘 진 곳을 찾아 텐트를 친 곳은 갑사라고 하는 큰 절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우물가를 찾은 신학생들이 그곳에서 수도중인 중들과 만나 논쟁이 시작되었다.

기독교가 참 종교인가? 불교가 참 종교인가? 시간이 갈수록 종교 논쟁은 커지기 시작했다. 양편에서 수십 명씩 떼 지어 큰 소리로 발전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어느 한 쪽도 수긍할 수 없는 평행선을 그을 뿐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제안을 했다. 우리가 서울에서 교수님을 모시고 왔는데, 이 절에도 큰 주지 스님이 계실 터이니 지금 곧 두 분을 모시고 어느 종교가 진짜인지 대결을 하자고 한 것이었다. 누구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다. 장소는 갑사 절 안 마당이었고 시간은 오후5시였다. 학생회 대표가 차 목사님께 이런 내용을 고하고 곧바로 절로 향했다. 절 안마당에는 수도승 수십 명이 한 편에 자리하고 있었고 반대편으로는 신학생들이 자리를 했다.

연단에 먼저 오른 분은 갑사의 주지승이었다. 놀란 것은 스님이 두 시간 동안 기독교에 대한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기독교 2000년 역사를 통하여 교회가 잘못한 사건들을 조목조목 들이대며 비판했다. 나중에 안 것은 그 스님이 비교종교학을 연구하시는 분으로 신학교에 3년 동안 다녔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갑사 주지 스님은‘예수는 세계 3대 성자와 함께 성인이시다’라고 선언을 한 것이다.

차 목사님 차례가 되어 강단에 섰지만, 20대의 젊은 나이에 고국을 떠나 유학했기에 불교에 대해 별로 연구한 것이 없어 비판할 수가 없었다. 차 목사님은 단 5분 동안 말씀을 하셨다. 지금까지 주지 스님께서 기독교에 대해 비판하신 모든 내용은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역사적으로 교회가 많은 잘못을 했습니다. 그러나 스님께 한 가지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스님께서 결론으로 말씀하시길, 예수는 세계 3대 성자와 함께 성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정말로 성자이십니까? 이에 대하여 스님은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 그러면 다시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성자이신 예수님이 거짓말을 하실까요? 다시 스님이 말을 했다. 성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면 성자가 아니며 성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다시 하나 묻겠습니다.

성자이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길 나 외에는 길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 올 자가 없느니”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정말입니까? 거짓말입니까? 차 목사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스님의 얼굴이 빨갛게 변하여 그 자리에서 법당 안으로 급하게 피하셨다고 합니다.

순간! 두 손을 높이 치켜든 신학생들이“할렐루야”를 힘차게 외치며 기뻐했다. 그 때의 함성과 감동이 오랜 시간이 지난 이곳 미국에까지 나의 귓전에 종종 메아리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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