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설립 3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1 월 2 일로 필자가 섬기는 평강교회는 교회설립 30주년을 맞았다. 특별한 행사 없이 기념 주일을 보냈다. 이날 여전도회가 필자에게 예배중 선물을 했다. 여전도회 회장 K 권사님이 작은 선물을 필자에게 전해주면서 이런 인사말을 했다. “목사님! 그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30년만 더 수고해 주세요!”

처음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받은 말이었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부터 귓가에 K 권사님의 인사말이 떠나지 않고 맴돌고 있는 것이다.

지금 60에 들어섰는데 앞으로 30년을 더 목회한다면 90살이 되는데 과연 그 때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10년은 모르지만 30년은 너무 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K 권사님의 말이 마음에 부담이 되며 무거운 짐처럼 느껴졌었다.

이민 교회를 섬겨오면서 한 순간도 긴장하지 않은 때가 없었다. 어렵고 힘든 가운데 살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지나왔는데 그 길을 그렇게 멀리 또 가라고 하시는것 같아 고마운 생각보다는 섭섭한 마음까지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그 말이 다르게 들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필자를 위해서 계속 사랑하고 기도해 주시겠다는 뜻으로 이해가 되면서 하나님이 힘주시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30년 동안 설립교인으로서 필자의 설교를 들으며 단 한 번도 공적인 예배에 빠진 일이 없으셨던 약사출신의 K 권사님의 말씀이기에 결코 가벼운 말로 받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목회자에게 가장 힘들고 큰 고민은 설교에 대한 부담일것이다. 때로는 5 분 설교를 위해서 2-3일 동안 자기와의 씨름을 해야 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한곳에서 강단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두 번째로는 어떻게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셨던 목사님이 계셨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필자가 소속한 노회에서 가장 성공적인 목회를 하셨던 목사님이 계셨다. 고 윤철주 목사님이셨다. 교회를 설립하고 몇 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노회산하 교회에서 안수집사 임직식이 있어서 참석을 했다가 권면 순서를 맡으셨던 윤철주목사님이 교회와 임직자들을 향해 “나는 이렇게 설교합니다”라는 말씀으로 권면을 하셨다.

같은 강단에서 7년 동안 같은 설교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신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말이 화살처럼 필자의 마음에 박힌 것이다. 그래 바로 그거야! 아무리 힘들어도 존경 받는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 나도 이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해! 하는 결심을 갖게 된 것이다.

설교를 준비하는 것이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쉽게 준비하고 싶은 유혹도 있고 이전에 했던 것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설교를 준비하다보니 성경의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골고루 전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비로서 설교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은 것이다.

세상의 많은 직장 중 한눈팔지 아니하고 외길로 달려가면서 한 곳에서 30년간 같은 일을 반복했다면 그 분야에서는 부족할 것이 없는 큰 장인이 되었을 터인데 설교는 그렇지않다. 지금도 매주일 반복되는 설교 시간마다 긴장이 되고 설교를 준비할 때마다 내 실력으로 되지 아니하기에 더욱 주님께 기도로 매어 달리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는 어떤 예배일까? 지금까지 필자가 경험한 것으로는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리는 설교가 선포되는 예배라고 생각을 한다. 이 귀한 사명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주님을 바르게 증거하는 종이 되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18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