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남자화장실을 출입하시는 권사님

얼마 전 90회 생신을 맞으신 S 권사님이 계시다. 그 연세가 되면 신체의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생각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젊을 때와 같지 않으나 S 권사님은 그렇지 않다. 아직도 건강하시고 자유롭게 활동하시며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살고 계시다.

무엇보다도 권사님을 뵈올 때마다 우리에게 큰 위로와 감동이 되는 것은 권사님의 아름다운 교회 봉사 때문이다. S 권사님은 나의 자랑이기도하며 우리 교회의 자랑이기도하다.

S 권사님은 모태 교인으로서 서울의 종교 감리교회를 담임하셨던 고 신공숙 목사님의 딸이시다. 미국에 이민을 오신 1983년부터 지금까지 필자가 섬기는 교회를 섬기고 계시다. 지난 28년 동안 교회를 섬겨오면서 한 번도 말이나 행동에 실수가 없으셨다. 뿐만 아니라 한 번도 화를 내시거나 큰 소리로 남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 동안 교회에 크고 작은 시험이 있을 때에도 흔들리지 않으시고 자리를 굳게 지키셨다.

S 권사님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항상 믿음의 본을 몸으로 보여주시기 때문이다. 언제나 예배 시작 한 시간 20-30분 전에 교회에 오셔서 하시는 일이 있으시다. 남자 , 여자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것이다. 교회 봉사 중 아마도 가장 하기 싫고 힘든 것이 있다면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이리라 생각을 한다.

그런데 S 권사님은 그 일을 일 년 이년 하신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계속해서 해오고 계시다. 이제는 누구도 화장실 청소를 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은 S 권사님의 영역으로 모두가 공인하기 때문이다. S 권사님의 손길이 지나간 화장실은 언제나 상쾌하고 아름답다. 정성으로 닦고 또 닦으시기 때문이다.

청소에 필요한 도구나 재료까지도 손수 구입을 하셔서 사용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교회에서 남자 화장실을 무시로 출입하는 분은 S 권사님뿐이시다. 누가 부탁을 해서 하시는 일이 아니다. 자원하셔서 하시는 것이다. S 권사님이 청소하시는 모습을 보는 사람마다 감동을 받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은 성심을 다하여 하시기 때문이다. 대충하거나 눈가림으로 하시지 않으시는 것이다. 화장실 바닥에 떨어진 조그만 먼지 조각이라도 보이면 그대로 지나치지 않으시고 두 번 세 번 허리를 굽혀 손으로 집어내시는 것이다.

몸이 늘 건강하신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허리가 아프셔서 고생을 하시고 계시다. 때로는 며칠 씩 누워 계실 때도 있으셨지만 그래도 주일 예배에 빠지는 일이 없으셨다. 불편하신 몸을 이끄시고 기어 나오듯 하시면서도 교회당에 들어오시기만 하시면 습관적으로 화장실로 향하시는 것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S 권사님이 주님을 섬기는 자세가 이 정도시니 권사님의 신앙인격과 성품이 어느 정도일까를 가늠에 보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닌 것이다. 우리 시대에 이런 신실한 믿음의 성도님과 한 교회를 섬기고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요 축복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교회를 섬길 때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하게 되면 실증을 느끼게 되는 때도 있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이 해주길 바라는 때도 있을 것이다. 권사님이라고 왜 그런 생각이 없으셨겠는가? 그런데도 S 권사님은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지 않으신 것이다. 사명으로 알고서 주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하시는 것이다. 그런 권사님을 뵈올 때마다 머리가 절로 숙여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100세를 향하시는 권사님의 걸음이나 믿음의 자세가 흔들리지 아니하고 변하지 아니하는 것을 보는 딸 권사가 말하길 “우리 어머니는 100까지도 문제가 없으실 것입니다”라고 말한 대로 지금처럼 우리 곁에 늘 충성스러운 종으로 자리를 지켜주시길 기도하는 것이다.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18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