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도 부부싸움 하시나요?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가정을 가진 부부들이 다 싸움을 합니다. 세상에 싸우지 아니하는 부부는 한가정 한 사람도 없습니다.

20여 년 전, 매주 금요일 마다 학생회 성경 공부를 인도할 때였습니다. 야고보 4 장 1 절“너희 중에 싸움이 어디로, 다툼이 어디로 좇아 나느뇨, 너희 지체 중에서 싸우는 정욕으로 좇아 난 것이 아니냐”는 말씀을 중심으로 모임을 마치고 난 후에 한 여학생으로부터 뜻밖에 질문을 받았습니다. “목사님도 부부 싸움을 하시나요?”

그 여학생의 얼굴에는 웃음이 늘 없었습니다. 매우 힘들어 보였습니다. 오래 동안 난치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통 당하시는 어머니 때문 일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학생의 어머니는 재량불량성빈혈이라고 하는 난치병으로 병마와 싸우고 계셨습니다. 그 학생은 아래로는 중학교에 다니는 두 명의 여 동생이 있었으며 아버지는 집에서 자동차로 6-7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먼 곳에서 장사를 하셨기에 한 달에 서너 번 밖에 뵐 수가 없었습니다.

대학에 갓 들어갔으므로 부모님에게 지속적인 도움과 사랑을 받아야 할 나이에 가사를 맡으며 동생들까지 책임을 져야하고 어머니의 병 수발도 들어야 했습니다. 어머니가 아프시기 전에는 단란한 가정이입니다. 그러나 치료가 되지아니하는 난치병으로 집안에 웃음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은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부부사이도 예외가 아닌 것입니다. 어머니의 병세가 깊어가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이가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멀어지고 있었나 봅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들의 갈등으로 가정이 위기에 몰리게 된 것입니다. 누구와 상의 할 곳도 없습니다.

도움을 받을 곳도 없었습니다. 아무에게나 집안일을 들어 내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음의 깊은 상처를 가지고 불안해 하며 어두운 삶을 근심 속에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때 나는 위기의식을 느껴야 했습니다. 나의 생각 없이 던지는 잘못된 한 마디 말 때문에 이 여학생이 큰 상처를 받을 수도 있으며 반대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능한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 주기로 한 것입니다. 내가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이지만 예외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나도 집 사람과 싸움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문제로 심각하게 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말할 수 없었던 내용들을 말해 주었습니다.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가정을 가진 부부들이 다 싸움을 합니다. 세상에 싸우지 아니하는 부부는 한가정 한 사람도 없습니다. 무엇을 보아서 알 수 있습니까?

부부들에게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면 부부의 인연으로 지금의 부부와 사시길 원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왜 부부는 행복하기 위해서 결혼했지만 싸우며 삽니까? 이유는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죽은 사람은 싸움을 하지 못합니다.

살아 있는 사람만 싸움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과 믿지 않은 사람의 다른 점이 있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싸움을 해도 감정대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주님이 나를 지켜보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나의 행동에 대한 주님의 심판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화가 나도 인내 할 수 있고 인내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합니다. 생각나는 대로 행동을 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부부가 금실이 좋아도 어떻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살 수 있습니까? 어떻게 마음먹은 대로 행동하며 생각나는 대로 살 수 있습니까? 목사님도 부부 싸움을 하시느냐는 질문에 대한 나의 솔직한 답변을 들은 학생은 필자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자신의 부모님들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그 여학생의 부모님들과 가정의 평안을 위해서 기도하길 시작했었던 것입니다.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19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