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주의 일을 잘 할 수 있을까요?
20여 년 동안 한 지역에서 알고 지내는 여자 집사님이 있습니다. 이혼을 하고서 어린 두 아들과 힘겹게 살아가는 분이십니다. 오랫동안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자로 봉사하고 계십니다. 평소에는 서로 지나칠 때 목례만 할 정도였는데 어느 날 필자에게 정중하게 다가와 인사하면서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목사님! 내가 어떻게 해야 주의 일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집사님은 평소에 말이 별로 없으십니다. 자신의 말도 하지 않지만 남의 말도 하지 않습니다. 저희 집을 방문할 때마다 집 사람과 대화를 나누지만 한 번도 저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작정을 하고서 용기 내어 필자에게 말을 한 것입니다.
평소와 달리 마음에 담아둔 생각을 거침없이 말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서 듣고 있던 저는 약간 놀랬습니다. 그렇게 분명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분 인줄 몰랐었기 때문입니다. 늘 조용한 분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집사님을 볼 때마다 힘든 삶 때문인지 얼굴에는 항상 수심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별로 웃는 얼굴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 분을 대할 때마다 삶이 얼마나 힘들면 저렇게 항상 풀이 죽어 있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아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잘 양육하여 큰 아들은 결혼을 해 가정을 이뤘습니다. 이제는 제한된 삶의 틀을 벗어나 큰일을 하고 싶어진 것입니다.
구원받은 사람으로서 남들처럼 주의 일에 크게 충성하지 못함에 대하여 주님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의 일에 동참하고 싶어도 그 동안은 생활 때문에, 남들처럼 오지에서 고생하시는 선교사님들을 돕기 위하여 봉사자로 떠날 때마다 함께 하지 못함에 죄스러워했던 분이셨습니다.
이제 남은 생애 동안 주님만을 위해서 무언가 큰일을 하고 싶어진 것입니다. 마음은 간절했지만 그 동안 행하지 못했던 일을 하고 싶어진 것입니다. 목사인 제가 시키는 일이라면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실행하겠다는 다짐으로 답을 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 분에게 작은 소리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집사님! 주의 일은 멀리 가서 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주의 일은 꼭 선교사로 나가는 것만이 아닙니다. 주의 일은 지금 집사님이 잘하고 계십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두 아들이 실족하지 않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어머니로서 크게 희생하신 것이야말로 주님이 기뻐하시는 큰일을 하신 겁니다.
그 동안 교회의 반주자로서 예배를 도운 것이야 말로 주님의 일을 잘 수행하신 겁니다. 주의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은 모든 사람이 다 같은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원하시는 일이 있습니다. 그 일을 무시하거나 등한히 하고 다른 일에 매달린다면 잘못하는 것입니다.
건강을 돌보는 것도 주의 일입니다. 어린 아이가 배가 고파서 울고 있을 때 허기진 아이의 배를 채우는 것도 주의 일입니다. 병든 자녀를 돌보는 것도 주의 일입니다. 이웃에게 기쁨을 주고 위로를 주는 것도 주의 일입니다. 반대로 이웃에게 상처를 주고 손해를 끼치는 것은 주님을 화나시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누가복음 10장에서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던 사람이 강도를 만나 노상에서 죽게 되었을 때 제사장이 그를 보고 지나갔습니다. 누구보다도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야 할 사람이 외면한 것입니다. 레위인도 지나쳤습니다. 그러나 사라마리인은 강도만난 사람의 상처를 싸매주었습니다.
자기가 타던 짐승에게 강도를 태우고 주막에 데리고 갔습니다. 비용을 담당했습니다. 예수님은 세 사람 중 누가 강도만난 사람의 이웃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자비를 베푼 사마리아 사람이라고 할 때 너도 가서 이같이 행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제사장이나 레위 사람은 누구보다도 하나님을 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일에 대해서 잘못 알고 행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나의 말을 듣고 있던 집사님이 말합니다. 목사님! 그렇습니까? 그래도 되겠습니까? 아이들에게 울타리가 되어주고 저들의 행복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말이지요! 알겠습니다. 멀리 가서 주의 일을 구하지 아니하고 가까운 곳에서 충성하겠습니다.
요한복음 6장 29절에서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향하여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습니까?” 질문할 때 주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보내신 자를 믿는 것이 하나님의 일이니라 하시니” 그래서 바르게 믿는 사람은 소금과 빛의 역사가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3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