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명 암 전문 의사의 암 투병기
로스앤젤레스의 유명한 대형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암 전문의가 있었습니다. 그 병원에서 일하는 암 전문 의사는 두 분이십니다. 한분은 한국인이시고 다른 한분은 필리핀계 미국인 의사입니다. 필자가 두 분을 아는 것은 가족이 지난 십 수 년 동안 그 병원 암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분은 같은 진료실을 사용하고 계셨습니다. 두 분 다 많은 환자들로 진료실은 항상 분주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3년여 전에 환자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입니다. 필리핀계 암 전문 의사가 암에 걸렸다는 것입니다. 다른 의사도 아니고 암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사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의학에 지식이 없는 보통 사람만 암에 걸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반 의사도 아니고 암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치료하는 의사가 암에 걸린 것입니다. 소문이 소문으로 그치고 만 것이 아닙니다. 소문을 듣고 오래지 않아서 그 의사는 정말로 환자가 되어 더 이상 환자를 돌보지 아니하고 병원을 떠나게 되셨습니다.
필자도 그 소식을 듣고서 의사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의사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그 분의 병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아니한 것은 당연히 병을 극복하리라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간간히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고국인 필리핀을 여행 중이라는 것이며, 치료를 위해서 같은 병원, 같은 병실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한국인 의사에게 자신의 몸을 맡기고 그 힘든 키모테라피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소식이 오래 가지 않아서 환우들에게 들려졌습니다. 누구보다도 암에 대해서 잘 알뿐 아니라 치료 방법을 알고 있으며 새로 개발된 치료약을 아는 의사이기에 당연히 암과 싸워 이기고 건강한 몸으로 회복되어 이전처럼 환자들을 위해서 크게 봉사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의사가 자신의 몸을 고치지 못하고 병든 지 수년 만에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자신이 치료하던 환자들도 아직 살아서 암과 투병을 하고 있는데 정작 의사인 본인은 자기 몸 안에 있는 암과 싸워 이기지 못한 것입니다. 다른 환자들처럼 오래 투병 생활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 소식을 들으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인간은 연약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지식이 우리의 생명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주님이 부르시면 병든 자만 가는 것이 아니라 의사도 가야하고 건강한 사람도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주님의 부르심을 거역하거나 피할 사람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생각하길 다른 사람은 다 죽어도 정작 본인은 죽지 않을 것처럼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호흡하며 살고 있는 것이 나의 수고나 노력의 댓가가 아닙니다. 전적으로 주님의 은혜요 축복인 것입니다. 이러한 생명의 법칙을 아는 사도바울은 로마서 14장 7-8절에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오늘도 우리가 사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요 주님이 주신 은혜로 주님의 영광을 들어내기 위해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는 것 뿐 아니라 죽음도 나의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이 죽음으로 향하여 달려가고 있지만 이것도 우리가 원하거나 택한 것이 아니라 주님이 섭리하시고 주장하시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죽음을 예비해야 합니까? 요한계시록 14장 13절에 기록된 말씀처럼 “또 내가 들으니 하늘에서 음성이 나서 가로되 자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하시매 성령이 가라사대 그러하도다 저희 수고를 그치고 쉬리니 이는 저희의 행한 일이 따름이더라 하시더라” 죽음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시는 복된 죽음이 있는가하면 저주의 죽음이 있습니다. 예수 안의 죽음은 구원 받는 복된 죽임이지만 예수 없는 죽음은 영원한 저주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3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