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세 자녀들 가족과 함께 보낸 한 주간

많지 않는 세 자녀들이 성장하고 나서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사는 곳이 모두 다른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아들은 동부에 살고 둘째 딸은 서부의 북쪽 끝자락인 알라스카에서 살며 큰 딸은 집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삽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이 다 모이는 것이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해 8 월 집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나서 장례식을 준비하기 위하여 10여 일간 모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지내는 시간이 끝나갈 무렵 세 자녀들이 저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아빠는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집을 파시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그대로 이곳에서 사시길 원하십니까?

둘째 딸은 홀로 외롭게 사셔야 하는데 그러지 말고 자신들이 사는 알라스카로 올라와서 함께 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생각지 못한 갑작스로 질문을 받고서 잠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그런 다음 정중한 제안이기에 저도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그대로 살기를 원한다.

이곳은 너희들과 함께 한 추억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자녀들이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하기 전 모여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집을 리모델링하는데 도움을 주겠습니다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집수리가 11 월 한 달 동안 이루어졌습니다.

지금까지 25년 동안 살았던 헌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것을 원치 아니하는 이유가 단순히 지나온 가족에 대한 추억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자녀들은 느끼지 못하는 나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26-7년 전이었습니다. 당시 제게는 기도회 모임이 있었습니다.

7분의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님들이 매주 월이면 모여서 목회 정보도 나누고 서로의 기도 제목을 위하여 기도하는 모임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S 교회를 담임하시는 O 목사님이 지난 주간에 부흥회 강사로 모셨던 인천의 장원모 목사님의 간증을 하셨습니다. 장 목사님은 목회 기간 중 재정 자립이 충분치 못하여 가난하게 사셨습니다.

사택도 환경이 좋지 못했습니다. 자녀들은 커 가는데 아침마다 화장실 문제로 어려움을 당해야 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신 장 목사님은 특별 기도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기도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왜 주의 종이 가난하게 살아야 합니까? 자녀들에게도 넉넉한 주거 공간이 필요합니다.

종의 가정에 집을 주시옵소서! 매일 새벽 기도회를 마치고 교인들이 돌아간 것을 확인하고 나서 홀로 강단 아래에 다시 엎드리어 그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강단아래서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자신의 기도를 누군가가 들었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어 기도를 중단하고 내려다보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그 교회의 BMW인 수석 장로님 부인인 여전도회 회장 권사님이 있었습니다. 강한 수치심을 느끼셨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Big Mouth Woman 때문이었습니다. 그 분이 얼마나 영향력이 많으면 바람을 원하는 방향으로 일으키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일로 일어날 광풍을 목사님은 알고 있었습니다.

장 목사님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표를 쓰셨습니다. 당회가 열리자 수석장로님이 여러 당회원 앞에서 무릎을 꿇으셨습니다. 목사님! 용서하세요! 목사님은 가난하게 사셔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는 큰 집에서 살면서 목사님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택을 구입할 돈의 절반을 내 놓으신 겁니다. 그래서 집을 받으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간증을 듣는데 나의 마음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다음날부터 나도 기도하길 시작했습니다. 장 목사님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 제게도 집을 주시길 원합니다. 부인에게도 말하지 아니하고 홀로 2년 동안 계속해서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로 지금의 집을 기적처럼 받았습니다. 집을 구입하고 나서 몇 개월 만에 강력한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이 은혜인 줄 몰랐습니다. 보험회사에서 받은 보상으로 2년 반치의 페이먼트가 해결되었습니다. 남아 있던 모기지 페이먼트도 금번에 자녀들이 다 지불해 주었습니다. 그 때의 기도가 아니었으면 아직도 아파트에서 살아야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집을 떠날 수가 없는 겁니다. 주님이 내게 주신 장막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5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