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으로 돌아간 2박 3일의 아름다운 여행!

필자가 12년 째 섬기고 있는 남가주목사장로부부찬양단이 제11회 정기 공연을 지난 10월 27일 저녁 6시에 아가페세계선교교회에서 은혜 가운데 마치고 난 다음인 지난 11월 5일 출발하여 2박 3일 동안 그랜드캐년으로 50명의 합창단원이 수양회를 다녀왔습니다. 이번이 3 번째 연속해서 맞이하는 수양회였지만 필자는 처음으로 참여했습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망설임 가운데 수양회에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통하여 생각지 못한 은혜와 아름다운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합창단원으로 오랫동안 함께 해 왔지만 사실 단원들 간에 한 자리에서 진지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지 못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찬양 연습을 위해서 정해진 장소와 시간 속에서 단원들이 잠시 만난 후 찬양이 끝나면 곧 바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에 바빴기 때문에 서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금번 여행을 통하여 멀었던 우리의 관계가 가까워진 것입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우리 모두가 이처럼 한 마음이 되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 아래 한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남이 아닌 가까운 이웃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여행사를 통하여 전세낸 대형버스를 타고 긴 시간 오고가는 동안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를 통하여 서로를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감사한 것은 우리의 모습은 늘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로서 목사와 장로 그리고 그 가족이라는 부담에 눌려 말과 행동에 늘 조심하며 살아야 했습니다. 비단 합창단 안에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금번 여행에서 우리 모두는 그런 부담에서 탈출을 하게 된 것입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다 동심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긴 시간 차로 이동하는 동안 오래도록 불러보지 못했던 기억에서 희미해진 옛날의 동요들과 우리의 귀에 익숙한 고향의 노래들이 들려질 때마다 우리는 한마음이 되어 큰 소리로 합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잊었던 어린 시절 고향의 뒷동산에서 뛰놀던 친구들의 얼굴들이 떠오르기도 해 우리를 먼 기억속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했습니다. 금번 수양회가 아니었으면 느낄 수 없었던 아름다운 순간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대화는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대화로 이어졌습니다. 가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마음으로 주고받는 따뜻한 인사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만날수록 더 따듯해지고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내가 만나고 있는 분들이 이렇게 귀하고 아름다운 분들이심을 왜 그동안 모르고 살아왔는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합창단원들의 평균연령이 70세 정도로 추정이 됩니다. 이번 여행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10여분이 참석을 하지 못하셨습니다. 놀라운 것은 녹녹치 않은 연세임에도 불구하시고 누구하나 실족하지 않으시고 건강하게 여행을 즐기셨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 아침에는 콜로라도 맑은 강물에 띠운 배에 일행이 올랐습니다. 한 시간 반 이상 되는 배 안에서의 모임은 선상 무도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누구하나 빠짐없이 모두가 어린 아이가 되어 손에 손을 맞잡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은 더 이상 나이든 어른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긴 세월 살아오는 동안 가면 속에 가려진 우리의 본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이번 여행이 그래서 오래도록 기억이 될 것입니다. 여행을 통하여 하나님이 찬양 받으시길 좋아하실 뿐 아니라 찬양하는 우리에게 큰 위로를 주시는 분이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목사장로부부찬양단을 사랑하게 됩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5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