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회에서 오랫동안 목회하시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2020년 새해 첫 주일이 되면 주님이 필자에게 주님의 몸 되신 평강교회를 담임하도록 허락하신지 39주년 기념일이 됩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지 않은데 숫자를 헤아려보니 길고 오랜 시간이 지나간 것을 알게 됩니다. 교회를 처음 담임 할 때는 지금의 시간을 만나리라고 생각지 못했습니다.

지나온 날을 돌아보니 주님의 축복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계에서 단일 도시 면적으로는 가장 큰 대 도시에서 목회 경험도 실력도 자랑할 것이 없는 부족한 종이 지금까지 교회를 섬겨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좋은 교인들을 보내주셨기 때문임을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 후배 목사님이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 교회에서 오랫동안 목회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그 때 내가 한 말은 “나의 목회 비결은 없습니다” 만일 나에게 특별한 비결이 있다면 그것은 첫째도 주님의 은혜와 도우심이고, 둘째도 주님의 도우심과 축복이었으며, 셋째도 주님의 축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주님이 지금까지 어떻게 나의 목회를 도우셨을까요? 여러 가지 은혜를 허락하셨지만 그 중에서도 특별하게 주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만남의 복을 주셨습니다. 때마다 돕는 종들을 보내주셨습니다. 정말로 훌륭한 믿음의 사람을 보내주셨습니다.

혹자는 교회 성장과 부흥의 비결을 목회자의 실력과 능력이라고 말합니다만 경험한 바에 의하면 교회 성장의 비결은 목회자의 능력이 아닙니다. 실제로 필자의 주변에도 탁월한 실력과 재능을 가진 정말로 부러워할 만한 목사님들이 계셨습니다. 인품도 좋으시고 실력도 좋으시며 외모도 출중하셨습니다.

그렇게 좋은 조건과 뛰어난 실력을 가지셨음에도 불구하고 목회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목회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이 도우셔야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이제는 조금 알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교회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교회의 주인이 예수님이신 것처럼 교회를 가장 걱정하시고 염려하시는 분도 우리보다 주님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누군가가 나에게 목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살얼음 위를 걸어가는 것’이 목회입니다.

잠시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 목회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사단이 교회를 공격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빙판에서 미끄러져 다칠 수 있습니다. 조금만 실수해도 깨어진 어름 밑으로 차가운 물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제자들을 향하여 “너희가 시험에 들지 않기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씀하셨고, 사도 바울은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항상 긴장하며 마음 졸이고 주님만 바라며 따라온 지나온 긴 세월이 은혜와 축복의 시간이었음을 고백케 하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교회를 섬기도록 허락하실지 모르지만 허락하시는 동안 늘 같은 마음과 자세를 잃지 않기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선하게 인도하신 주님께 큰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남은 시간도 실족하지 아니하고 사명자의 길을 잘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부족한 종의 손을 강하게 잡아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6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