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렸다는데 사실인가요?

3월 25일은 수요일 이었습니다. 늘 그러하듯 교회에 도착한 것은 오전 9시 반이 넘어서였습니다. 문을 열고 교회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여러 곳으로부터 전화가 빗발치고 있었습니다. 목사님! 이게 웬일인가요? 그 말이 사실인가요? 어쩌다가 그렇게 되셨나요? 제가 들은 말이 거짓말이죠? 정말로 괜찮으신가요?

무슨 말을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언제 어떻게 들으셨나요? 전화를 하신 교우님에게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필자가 섬기는 교회를 오랫동안 섬기다가 십 수 년 전에 다른 교회를 섬기고 계신 K 권사님의 전화를 받고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의 말을 듣고 믿기에는 너무도 황당한 것 같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직접 목사님께 확인하기 위해서 전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교인으로부터 듣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그 말을 하신 K 권사님에게 확인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제게는 그 분의 전화번화가 없었습니다. 교회를 떠난 지 너무 오래 되어서 전화번호가 나의 노트에서 지워졌기 때문입니다.

그 분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평소 말에 실수가 없으시고 정직하며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으로 누구보다도 좋은 인격과 성품의 소유자이심을 알고 있는 필자는 그래서 즉시 K 권사님과 잘 알고 교제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은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선교사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께 카톡으로 이 같은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생각을 곁들어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K 권사님은 나에게 그런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전에 먼저 나에게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하실 분이신데 왜 분명하지도, 있지도 않은 사실을 깊은 생각도 없이 여러 사람에게 전화를 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이 좋아져서 먼 아프리카 우간다에 거주하시는 선교사님이 카톡을 보낸 지 10분 만에 답이 왔습니다. 그 내용은 목사님이 그 동안 전혀 모르고 계셨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치매를 앓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병원 약을 복용하고 계시며 가족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서 잘못된 소문에 대한 의문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K 권사님과 가족들이 격어야 될 아픔과 어려움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병이라고 하지만 필자는 주변의 지인들 중 사랑하는 가족이 치매로 인하여 환자 본인보다도 가족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을 당하고서 오랫동안 기억에서 사라진 일들이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동일한 지역에서 동명이인으로 교회를 섬기는 목사님 때문에 생겼던 일과, 같은 지역 안에 비슷한 교회 이름을 가진 교회들이 몇 곳 있어서 교회 이름 때문에 생긴 일이었습니다. 먼저 동명이인 목사님 때문에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날 집사님이 큰 소리로 역정을 내면서 신문에 기사를 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어느 날 친구가 찾아와서 집사님에게 이런 말을 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이 나가는 교회 목사님의 이름이 아무개가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했더니 왜 그런 교회에 나가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내용이냐고 물으니까?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교회 목사님은 그런 목사님이 아니라고 했더니 아니긴 뭐가 아니냐고 그 이름을 가진 목사가 맞지 않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교회 목사님은 절대로 그런 분이 아니라고 해도 믿어주지를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 목사님이 그런 분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신문에 공고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이름 때문에 전화를 받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00교회죠? 네 맞습니다. 아무개 장로님을 바꾸어 주세요? 그런 분이 우리교회는 안 계시는데? 00교회가 맞는 다면서요? 네, 우리 교회는 00교회가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00교회 중 원조 00교회 입니다. 그 말을 듣고 이해를 하는 분은 웃으면서 전화를 끊습니다.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에 휘말릴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코로나바이러스19로 모든 사람이 어려움 당하는 때에 이 글을 대하시는 분들 중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6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