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쓸개 빠진 사람이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11일 만에 퇴원을 해서 2주일 집에 머무는 동안 하나님의 은혜와 많은 기도 동역자님들의 도우심으로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오늘부터 일상의 삶으로 돌아왔습니다. 25일 만에 자동차 운전을 하고서 교회로 향하는 길이 전과 다르지 아니한데 전에 느끼지 못하던 여러 가지 감회가 밀려왔습니다.

살아오면서 내가 사는 것이 나의 건강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건강이 나의 것이며 당연한 것처럼 생각을 해 오다가 이번 병상을 통하여 건강이 나의 소유가 아니며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 동안 큰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아온 것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로마서 14장 7절 이하에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요 주를 위한 것이라는 말씀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병의 근원이 밝혀지고 나서 치료에 대한 계획이 전해 졌습니다. 담도 관과 담낭주머니(쓸개)에 돌이 있어서 그것이 움직일 때마다 상처를 내 염증을 일으켜 몸에 고열이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치료의 방법으로는 위장내과 의사가 담도 관에 있는 돌을 1 차로 제거한 후 이어서 외과 의사가 담낭 제거 수술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치료 계획을 듣고 나서 제일 먼저 생각이 떠 오른 것은 “아! 이제부터 나도 쓸개 빠진 놈이 되는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 한국 간호사 분이 오셨기에 질문을 드렸습니다. “왜 담낭 제거한 사람을 쓸게 빠진 사람이라 하지 않고 놈이라고 말을 하죠?” 간호사님은 손으로 입을 가리시면서 미소를 지으며 “글쎄요?” 라고 답을 피하셨습니다. 그 때부터 “아! 나도 이제부터 쓸개 없는 사람이 되는데 그렇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쓸개 빠진 놈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서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부터 쓸개 빠진 사람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여러 사람에게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목사님! 나도 쓸개 빠진 사람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여러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들의 말에 의하면 요즘 주변에 쓸개 빠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쓸개 빠진 놈이라는 말을 함부로 했다간 크게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의학적으로는 담낭을 제거해도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은 없다는 것입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어쩌면 암 일수도 있겠다는 두려움과 공포에서 피하게 하시고 다시 감사하며 사는 삶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 감사하고 또 감사 드려야 할 터인데 부족한 종을 사랑하셔서 최선의 방법으로 치료의 길을 열어주시고 회복케 하셨기 때문입니다.

다시 새 사명의 삶을 주신 주님을 향하여 이전보다 더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삶을 살아 드릴 것을 약속드렸습니다.

2020년 6 월 24일

정오에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6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