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라 19시대의 목회 일기

모두를 놀라게 한 코로라 19로 교회가 예배를 중단한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예배는 중단이 되지 않고 계속되었지만 정부 지침에 따라 이전 같은 정상적인 예배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10명 이내로 예배 참석자들의 수를 제한하므로 그 범위 안에서 소수의 교인들만 모여서 예배를 드려오고 있습니다.

매 주일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교인들을 위해선 유튜브 방송설교 촬영 팀들이 예배 영상을 녹화하여 영상으로 송출해 가정에서 예배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영상 예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하여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우리 시대에 이런 일을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에 출석해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시는 교우님들 중에는 헌금을 정성으로 준비해서 인편으로 보내오시는 교우님들이 계십니다. 매 주일 헌금을 보내오시는 분도 계시고, 한 달에 한번 씩 헌금을 모았다가 보내오시는 분들도 있으십니다. 그런데 오늘 어느 권사님으로부터 4 개월 치의 십일조 헌금을 받았습니다.

우리 교회 성도님 중에 전화가 없는 유일하신 권사님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권사님과 통화를 하려면 함께 사는 딸이 일터에서 돌아와 집에 있는 동안에 딸의 전화를 통하여 어머니의 근황을 묻고 어머니와 전화가 가능한지 여부를 물은 다음에 곁에 계실 때만 통화가 가능해 전화 심방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필자가 지난 한 달 동안 병상에 있을 동안에 누구보다도 필자를 위하여 마음 졸이시며 기도하신다는 말을 전해 듣고 권사님 댁을 방문했습니다. 방문하기 전 딸을 통하여 심방 허락을 받고 사전에 말한 것이 있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은 잠시로 기도한 후 물 한 잔도 준비하지 말라고 했으며 악수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심방 기도를 마치고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그 동안 하나님께 바치지 못했던 4 개월분의 십일조 헌금 봉투를 건네 주셨습니다. 그것을 받아들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것을 들고 돌아오는 길에 헌금 봉투 안에는 얼마의 돈이 들어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헌금 봉투를 열어보려고 했더니 봉합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포기를 하고 교회로 가져와 필자의 책상 옆에 두었는데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권사님이 그 동안 모아서 바친 헌금의 액수가 얼마나 될까? 열어 보고서 다시 봉합을 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불 같은 성령의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네가 그것을 알아서 무엇하려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네가 알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네가 알 필요가 없는 주님만이 아셔야 하는 하나님이 받으시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음성을 듣는 순간!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네! 주님 맞습니다. 주님의 것을 내가 알 필요가 없지요!

주님! 잘못했습니다. 잠시 종이 본분을 망각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교회를 섬겨오면서 이런 성령의 음성을 들어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정성으로 준비하여 하나님께 드려지는 헌금을 주님이 얼마나 귀히 여기시고 축복하심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예배를 기뻐 받으십니다. 우리의 기도를 받으십니다. 우리의 찬양을 받으십니다. 우리의 희생과 감사를 받으십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것을 받으심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타인이 아니심을 뜻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의 주인이시며, 구원자시며, 나의 아버지가 되심을 나타내시는 것입니다.

우리를 죄악에서 선택하시어 자녀 삼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크게 감사하며 생명이 허락되는 마지막까지 주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sub_read.html?uid=26606&section=section3&sect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