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멀어져 가게 하는 교회를 향한 발걸음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예배를 향한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지도 6개월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놀라우리만치 과학만능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때에 눈에 보이지 아니하는 미세한 바이러스가 현대과학과 의학을 무색케 할 정도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에 이러한 일이 있을 것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특별히 필자는 미국의 힘과 국방력, 부와 의술을 믿어왔기에 이 같은 일이 있을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세상 모든 나라가 다 어려움을 당해도 미국에 사는 사람은 그런 공포와 두려움에서 당연히 벗어 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믿음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다른 나라들보다 코로나 19의 피해가 더 급속하게 번져가는 것을 보면서 놀라움과 함께 우리가 사는 미국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지도자들에 대한 믿음도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난 7월 13일에 발표된 캘리포니아 주 지사의 두 번째 Stay at Home 명령으로 코로나 19의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주변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에 대한 이야기가 더 이상 먼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고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아는 주변의 지인들이 코로나 19에 걸렸다는 소식을 자주 듣고 있습니다. 상황이 그러다 보니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로서 이제는 교인들을 향하여 교회 나오라는 권면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주일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교우님들 중에는 전화로 “목사님! 교회 나가지 못해서 미안해요” 라고 연락을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전화를 받으면 전과 같으면 교회 참석하지 못하는 이유를 물어야 했습니다. 어떤 일로 왜 예배에 참석할 수 없는지 알아야 위로도 하고 기도도 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전화를 받을 때면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합니다. “잘 하셨습니다” “조심하면서 건강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의 위험 때문에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교인들과 대화를 이어갈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과연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로서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이 나의 이런 모습을 어떻게 보실까?

그러나 때가 때이니 만큼 예배에 참여하라 권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코로나 19는 신자나 불신자를 가리지 아니하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큰 자나 작은 자를 가리지 않습니다. 코로나 19는 신앙과도 상관이 없고 믿음과도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의 지침대로 따라야 하고 자기를 보호해야 합니다.

같은 지역에서 목회하시는 친구 목사님이 행정명령에 따라 당분간 교회 예배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필자가 섬기는 교회도 예배를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셨습니다. 당연히 행정명령에 따라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래도 예배를 중단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동안 전 교인이 예배에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지난 수개월 동안 교역자 중심으로 소수의 교인들이 모여서 예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중에도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유튜브TV방송을 통하여 주일 설교를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교인들을 향하여 가정으로 송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언제 우리 곁에서 떠나갈지 모르지만 만일 지금보다 큰 위력을 발휘하여 우리 에게 더 강력한 행정명령이 발동하여 예배드리는 것을 금한다 할지라도 나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어떤 위험과 협박이 주어져도 두 세 사람이 모여서라도 주일 예배는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 http://christiantoday.us/26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