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204 – 8월의 중순은 붉게 물든 대추를 수확하는 때!

금년 들어 가장 무더운 여름 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여름의 이런 날씨는 땀을 흘리게 하여 반갑지 않지만 결실을 기다리는 과일 나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날씨라고 생각합니다. 해마다 8 월 중순이 되면 집 뒤 뜰에 심은 대추나무에 붉게 익은 대추가 줄줄이 달려 수확을 기다리게 합니다.

27-8년 전에 집을 주시기 위해 4 년 동안 열심히 기도한 것에 대한 응답으로 꿈에도 그리던 작은 집을 선물 받았을 때 교인 중 두 분의 권사님이 기념으로 대추나무와 다른 나무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 대추나무가 연년이 결실하여 우리 가족이 먹고도 남아 매년 이맘때면 교인들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나누는 기쁨을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 동안의 경험으로 여러 가지 과실수를 집 뜰에 심었었지만 경험한 바에 의하면 가장 관리하기 쉽고 노력한 것에 비하여 큰 소득을 얻는 것은 대추나무뿐이었습니다. 다른 나무는 벌레가 먹어 죽기도 하고 잘못 관리하면 뿌리가 썩어 죽기도 했습니다.

감나무가 그러했고 배나무도, 사과나무도 그랬으며 포도나무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대추나무는 근 30년을 지나오면서 한 번도 실망을 주지 않았습니다. 대추나무가 주는 기쁨은 수확만이 아닙니다. 나에게 기다림을 배우게 했습니다. 겨울이 되면 잎사귀가 다 떨어져 마치 죽은 나무처럼 됩니다.

그러다가 2 월이 되면 죽은 가지 같은 곳에서 하나 둘 잎이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봄이 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대추나무 잎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로움을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런 기쁨이 있기에 대추나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더 가지게 되며 가까이 하게 됩니다.

마른 가지에 대추나무 잎이 풍성하게 돋아나면 곧 꽃이 피기 시작하고 이어서 작은 열매들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6 개월 동안 성장하여 주인을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대추나무가 주는 기쁨가운데 보고 먹는 기쁨도 있지만 나누는 기쁨이 있습니다. 많이 드리지는 못하지만 조금씩이라도 나눌 때의 기쁨이 있습니다.

대추를 보면서 배우는 자연의 섭리가 또 있습니다. 익은 대추를 우리만 먹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추가 익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풍뎅이와 작은 새들입니다. 신기한 것은 필자가 사는 곳이 시골이 아닙니다. 세계적 도시 로스엔젤스입니다. 단일 시로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진 대 도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볼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추나무에 대추가 익어가기 시작하면 어디에서 날아오는지 풍뎅이가 떼로 몰려와 익는 대추를 먹기 시작합니다. 풍뎅이만이 아닙니다. 여러 종류의 크고 작은 새들이 달라붙어 익은 대추를 쪼아 먹습니다. 그래서 설익은 대추지만 서둘러 수확을 하게 됩니다.

지난 해 5 월 33년 동안 사용해 오던 교회당 건물을 매각하고 지금의 새 교회당으로 이전하면서 기념수로 여러 종류의 과실 수를 심었습니다. 심은 지 일 년 만에 지난 4-5월에는 살구를 거두었고 7월에는 3 구루의 복숭아나무에서 수확했으며 지금은 대추를 수확했고 10월이면 사과와 감이 결실을 향하여 열심히 익어가고 있습니다.

교회 뜰에 심기어진 과실 수를 보면서 여호와의 전에 심기어진 너희가 복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보는 이들의 사랑과 축복 그리고 특별한 관심 속에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 나무들에게 때를 맞추어 물을 주고 관리하는 것도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생각을 하면 이마에 구슬땀이 흐르는 기쁨을 더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마 7장에서 아름다운 열매 맺는 좋은 나무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에는 좋은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나쁜 열매 맺는 나무도 있습니다. 나쁜 나무가 되고 싶어서 나쁜 나무가 된 나무는 없습니다. 위의 말씀은 우리를 나쁜 나무가 아닌 아름다운 열매 맺는 좋은 나무가 되게 하셨다는 말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을 통하여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 농부를 기쁘게 하는 좋은 나무처럼 위로는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며 옆으로는 이웃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하며 기쁨을 드리는 소금과 빛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8 월 24일 2020년

이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