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08 목사님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목사님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저 이상목 목사입니다. 지난 달 동부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사역하시는 어느 목사님이 카톡으로 반가운 인사를 전해 오셨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 분에 대한 기억이 없었습니다. 전혀 알지 못하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나를 어떡케 아시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왜 자신을 모른다고 부정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농담으로 자신을 웃게 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게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이런 설명을 하셨습니다. 오래 전에 목사님과 함께 San Diego의 어느 신학교에서 함께 공부하지 않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목사님이 사시던 아파트 건너편에 자기 가족이 살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에 다시 답장을 했습니다. 저는 San Diego에 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신학교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사님에 대한 기억이 없을뿐더러 목사님을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이름 때문에 혼동을 가진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가 사는 이곳에는 나 말고도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또 다른 목사님이 한 분 더 계십니다. 동명이인으로 나 보다는 젊고 생기기도 더 잘 생기신 분이라는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제야 상황을 이해하시는 듯했습니다.

그로부터 한 시간 후 카톡 전화로 다시 연락을 해 오셨습니다. 그 전화를 통하여 서로를 확인하고서 한바탕 웃으면서 통화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같은 이름 때문에 가끔 웃게 되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오해를 받기도 하며 때로는 생각지 못한 전화를 받아야 할 때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10여 년 전에 같은 이름을 가지신 목사님의 사모님이 세상을 떠나셨을 때 신문에 부고가 났습니다. 그 때 저를 아는 많은 지인들이 그 부고를 보고서 사방에서 위로 전화를 해온 것입니다. 나만 이런 일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나의 이름 때문에 동명이인 목사님도 비슷한 일을 당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나 때문에 다른 동명이인 목사님이 손해를 당하시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가 더 바르게 그리고 열심히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람으로서 인정받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보았습니다. 나의 이름을 가진 목사님이 같은 지역에서 주의 종으로 사역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 때문에 동명이인 목사님이 어떠한 경우에도 가까운 이웃으로부터 비난이나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아름다운 선행과 삶 그리고 하나님과 교회를 위한 헌신과 충성 나아가서 성도를 섬김의 본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며 하나님께 영광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이름만 같은 것이 아닙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 이름과 같은 이름의 교회가 한 때는 동일한 지역에 세 개나 더 있었습니다. 그로인한 전화도 여러 번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전화를 받으면 아무개 장로님이나 성도님을 바꾸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그런 분이 안 계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럴 경우 상대방이 왜 그런 분이 목사님의 교회에 안 계시느냐고 묻기도 전에 먼저 말을 합니다. “우리 교회는 평강교회가 맞기는 한데 원조 평강교회입니다”라고 말을 하면 그 말을 이해하는 분은 웃으며 전화를 바로 끊지만 센스가 없는 분들은 그렇게 말하는 뜻을 잘 받아 드리지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의 이름도 중요하지만 교회의 이름도 다르지 않습니다. 나의 이름은 내가 짓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나 아니면 할아버지가 지었을 것입니다. 이름을 지을 때 아무렇게나 짓지 아니합니다. 모든 이름에는 그래서 숨겨진 의미와 뜻이 있습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 이름은 내가 지은 것이 아닙니다.

함께 교회 개척을 하셨던 K 장로님이 지으셨습니다. 평강이라는 이름의 뜻은 주님이 말씀하신 대로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신 후 밀폐된 공간에서 두려움과 공포로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처음 나타나시어 주신 말씀이었습니다. 사람이 하나님께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복이 평강인 것입니다.

3개월 후면 교회 설립 4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교회 이름처럼 광야 같은 이곳에서 평강으로 인도하여 주셨습니다.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 까지 함께 하여 주실 것을 믿으며 교회의 주인 되시는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

9월 21일 2020년
이상기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