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13 미 대통령 선거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역사적인 제 46대 미 대통령 선거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선거철이면 늘 경험하는 것이지만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조용하게 선거를 준비하는 것 같다가도 선거 일자가 가까워지면서 양당 후보만 아니라 각 진영마다 상대 진영을 향하여 더욱 강하게 공격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민자로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이 땅에 살아오면서 9번 대통령 선거에 참여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지난 어느 때보다도 극심한 좌 우 대립과 분열의 양상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마도 선거가 끝나고 나면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지난 한 주간 동안 이런 생각을 반복해서 해 오던 중 10여 전에 아들과 나누던 대화가 생각이 나면서 미국의 장래에 대하여 염려하던 근심과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아들은 Georgetown University를 졸업했습니다.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캘리포니아에 있는 대학에 가기를 원했습니다.

이유는 아들이 원하는 동부로 가게 될 경우 두 가지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매번 오고 갈 때마다 비행경비와 체제 경비 때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모든 대학은 고등학교에 다니던 중 대학 2학년의 수업과 학점을 받아 놓았기에 2년 만 다니면 졸업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들은 UCLA와 Berkeley 대학을 택하지 아니하고 동부의 대학을 선택했습니다. 그 때 부모로서 아들의 선택을 강하게 만류했지만 아들은 자신의 선택을 철회하지 않았습니다. 필자가 동부의 명문 대학을 선택한 것을 마지막 순간까지 반대한 것은 그 대학이 어떤 대학임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대학은 학생의 97%가 백인이며 학부모들이 미국의 상류사회를 이끌어 가는 분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시안과 흑인 그리고 멕시칸 등 기타 모든 소수계 학생을 다 합해도 3% 밖에 되지 아니하기에 겁이 났던 것입니다. 직장에서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인종의 벽이 있는 것을 그 동안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성장한 아들이 넓고 험한 세상에서 행여나 보이지 아니하는 세상의 파도를 이기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염려는 대학에 들어간 지 두 달 만에 사라졌습니다. 신입생 2천명이 참여한 학생회장 선거에서 아들이 선출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방학을 맞아 집에 왔을 때 물었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가서 그 동안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주저하지 아니하고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세계를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너희들이 섬겨야 할 나라는 미국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너희가 상대할 나라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가 너희들의 나타남을 고대하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 두 번째 집에 왔을 때 이번에는 묻지도 않았는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함께 공부하던 친구 중 여러 명이 학업을 중단하고 자원해서 군대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놀랬습니다. 군대를 가려면 학업을 마치고 가야지 그 어려운 대학에 들어가서 중간에 군대에 가면 다시 와서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친구들이 군대에 들어가는 것은 자신들의 선택이라기보다는 부모들의 권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부모 중에는 상원의원도 있고, 국회의원도 있으며 주지사도 있었습니다. 미국인들의 나라 사랑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고 헌신적이며 국가를 위하여 자신은 물론이요 가정을 희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국민을 위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과정으로 군대를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미국이 얼마나 건강한 나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선거의 결과에 대해서도 내가 투표한 사람이 당선 되어도 너무 좋아하지도 절망하거나 비관하지도 않습니다. 누가 되어도 그 배후에는 미국을 뜨겁게 사랑하며 자유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 헌신하며 말없이 충성하는 다수의 국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2020년 10 월 26일
이상기목사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