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19 어느 권사님의 장례식에 참석하고서!

지난 12 월 1 일 오랜 인연을 맺어온 H 장로님의 부인 권사님의 장례식이 있어서 장지에 참석 해 대표기도를 했습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의 장로님은 아니시지만 제가 아는 교회 밖에서 만나는 장로님들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장로님의 부인 권사님이 오랜 지병으로 고생하시다가 부르심을 받으셨습니다.

오랜 시간 고인과 관계를 이어오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로인해서 행복했었던 기억들이 생각나 장로님으로부터 권사님이 부르심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 지는 아픔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길고 슬펐던 질병의 사슬을 끊어주신 은혜를 감사드리며 권사님의 영혼을 받아 주심을 기뻐했습니다.

H 장로님을 필자가 크게 존경하는 것은 십 수 년 째 교제를 이어오면서 단 한 번도 말이나 행동에 실수가 없으실 뿐 아니라 매사에 본을 보이시는 삶을 살아오셨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비난 하거나 비판하지 아니하셨습니다. 할 수만 있으시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높이려고 애를 쓰셨습니다.

장로님을 생각할 때마다 예수님을 생각케하는 성품을 느끼곤 했습니다. 진실한 주님의 제자요, 믿음의 사람으로 인정 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 더 장로님을 존경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아내가 어려운 병으로 힘들어 할 때 끝까지 곁에서 아내를 위해서 크게 헌신하셨기 때문입니다.

왜 아내가 그런 병에 걸려야 합니까? 평생 주님을 위하여 충성한  결과가 이게 뭡니까? 하나님을 원망 하실 수 있으십니다. 사람을 원망할 수도 있으십니다. 그러나 장로님은 그 힘든 상황에서도 이웃이나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으셨습니다. 병든 아내를 돌보는 것이 주님을 위하는 일이라는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요즘 코로나 19로 병든 아내를 수발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평소보다 몇 배나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그로인하여 육신적으로도 감당하기 힘들고 어려웠지만 끝까지 인내로 최선을 다해서 병든 아내를 사랑과 지극한 정성으로 섬겨주시어 곁에서 지켜보는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시었습니다.

요즘 코로나 19로 장례 문화가 이전에 생각지 못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번 장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장의사에서 입관예배나 발인예배를 드리지 아니하고 장지에서 한 번의 예배(하관예배)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서 헌화의 순서가 이어지려고 하는데 한 분이 나타나 잠시 특별한 순서를 가지겠다고 안내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얀 네모난 나무 사장에 담겨진 흰색의 비둘기 20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고인의 딸이 상자안의 갇힌 문을 열고 한 마리의 비둘기를 두 손에 잡고 하늘로 날려 보냈습니다. 이어서 비둘기 상자의 문을 열자 나머지 19 마리의 백색의 비들기가 맑고 푸른 하늘을 떼 지어 힘차게 날아올랐습니다.

갇힌 상자 안에서 자유로운 넓은 세계를 향하여 힘차게 날아가는 모습에서 육신의 장막에서 오랜 시간 병으로 고통 받으셨던 고인의 영혼이 하나님의 나라를 향하여 힘차게 올라가심을 상징하는 것 같아 이를 보는 모두에게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장례식을 보았지만 이런 건 처음이었습니다.

산 물고기를 물가나 바다에서 놓아주는 것은 보았지만 장례식장에서 새장에 갇힌 잘 훈련된 백색의 비둘기를 떼 지어 날려 보내는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존경하는 H 장로님! 아내를 보내시는 마음이 얼마나 슬프고 아프시겠습니까? 세상 누가 장로님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주님만이 장로님을 위로하실 수 있음을 믿습니다.

주님! 장로님을 위해서 기도드립니다. 이제부터 둘이 아닌 홀로 90을 향하여 외롭고 힘든 삶을 사셔야 하는데 도와주시길 원하며 장로님의 남은 생애가 주 안에서 더 기쁘고 행복하시며 하늘의 상급을 크게 예비하시는 삶이되시길 원합니다. 하늘에서 다시 기쁨으로 만나실 때까지 건강케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2020년 12 월 7일
이상기목사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