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38 “목사님은 진짜 목사님이십니다”

목사님은 진짜 목사님이십니다. 이 말은 필자가 지난 화요일인(4 월 13일) 어느 모임에서 친구 목사에게 한 말입니다. 그냥 지나는 말로 하는 말이 아니고 진심으로 존중하며 존경하면서 하는 말이었습니다. 필자에게는 정기적으로 만나서 모임을 갖으며 오랫동안 교제를 이어오는 목사님들이 계십니다.

그 모임에 참석하시는 목사님 중에 특별한 목사님이 한분 계십니다. 특별하다고 말을 하는 것은 두 가지 의미에서입니다. 모임에 참석하시는 목사님들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으시며 목회 경력이 다른 목사님들보다 월등히 많으시고 이미 오래전에 큰 박수를 받으시고 명예롭게 은퇴하신 K 목사님이십니다.

K 목사님이 특별하신 이유는 모임에 참석하는 목사님들과 교단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필자와 모임에 참석하는 목사님들 모두 같은 교단에 속한 장로교 목사님이지만 K 목사님은 감리교단에 속한 목사님이십니다. 지금까지 목사로서 살아오면서 다른 교단 목사님과 함께 오랫동안 교제를 이어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K 목사님의 경우 수년 동안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특별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말에나 행동에 실수가 있으시거나 우리에게 본을 보이시는 것이 없으셨다면 지금처럼 우리의 관계는 오래 동안 지속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지난 모임은 K 목사님 댁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목사님의 자녀들이 집을 구입해 부모님께 선물해 지난 달 입주하고서 처음으로 이사 감사예배를 드린 것입니다. 뜨겁게 감사예배를 마치고 나서 준비하신 애찬을 나누며 서로간의 대화가 무르익어 갈 때에 한 목사님이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목사님, 사모님! 저희 부부가 정부에서 주는 1400불씩 받았습니다”

그 기념으로 우리 모두가 좋아하는 000 식당에서 여러분 모두에게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모임을 가질 때마다 헤어질 때는 식당에서 식사 후 헤어집니다. 우리가 모여서 식사를 할 때는 늘 정해진 식단이 있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닐 때는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식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 식사를 대접하시겠다고 하신 목사님은 우리 모두가 원하면서도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밖에 가지 못하는 곳으로 초대하시겠다고 해서 모두가 박수로 받았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신 목사님만 1400불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그 자리에 함께한 모두가 다 같은 액수의 돈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도 필자를 포함한 다른 분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다른 목사님이 말을 하셨습니다. 저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 돈을 내가 쓰지 않았습니다. 저와 집 사람이 받은 2800불에다 200불을 더하여 3 천불을 만들어 P 목사님이 섬기시는 교회의 권사님 중 한 분에게 그 돈을 드렸다는 것입니다.

그 권사님은 70이 넘으신 권사님으로 오랫동안 교회를 섬겨오셨습니다. 한 때는 부족함 없이 주변으로부터 부러움을 받으며 사시던 때도 있으셨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편을 앞세우시고 홀로 살아오시면서 가정 형편이 기울어 힘들게 살아가고 계십니다. 권사님이 사용하시는 차는 18년 동안 타시는 것입니다.

오래된 차로 보기에도 아름답지 못할 뿐 아니라 잦은 고장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 어떤 어려움을 당하실지 모를 정도로 불안하게 운전하고 계신 것입니다. 권사님을 생각할 때마다 늘 안쓰러운 마음을 가지지만 도울 방법이 없으셨습니다. 권사님의 실력으로는 새 차를 구입하실 수없는 것을 아시기에 목사님과 사모님이 결단하신 것입니다.

목사님도 훌륭하시지만 그에 동조하신 사모님의 결정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결정이 아닌 것은 목사님의 가정도 넉넉하지 못하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목사님과 사모님이 기쁜 마음으로 권사님께 전했습니다. 권사님! 이 돈으로 새 차를 사는데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권사님이 그 돈을 받으시고 물으셨습니다.

목사님도 넉넉지 못하신데 어떡케 이 돈을 준비하셨습니까? 이번에 정부에서 우리 부부에게 1400불씩 주는 돈에 200불을 더한 것입니다. 라고 말을 했을 때 권사님은 그 돈을 받으셨다가 다시 목사님께 돌려 드렸습니다.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 돌려 드리는 돈을 받지 아니하시면 교회를 떠나겠습니다.

그 말에 목사님과 권사님은 서로 부둥켜 앉고 뜨거운 감사의 눈물을 흘려야 했던 것입니다. 그 말을 듣는데 나의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시는 친구목사님의 손을 잡으며 “목사님은 진짜 목사시며 그 권사님은 진짜 권사님 이십니다”라고 힘주어 말을 한 것입니다.

2021년 4월 14일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