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42 106세 권사님의 임종을 준비하는 어느 목사의 아픔!

“저희 교회 K 권사님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교회를 담임하시는 친구 목사님이 급하게 기도요청을 부탁하셨습니다. 내용인즉 조금 전 106세 되신 권사님의 임종예배를 드렸다는 것입니다. K 권사님은 주변의 동역자들도 잘 아는 권사님이십니다. 얼마 전까지도 그 연세에 지팡이를 의지하지 않고 걸으셨습니다.

교회에서 픽업을 가면 Van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 오르고 내리실 정도로 건강하셨습니다. 그런데도 담임 목사님이 권사님의 건강을 걱정해야 했던 것은 언젠가는 그 날을 만나게 될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해를 넘길 때마다 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간절히 기도하여 온대로 긴 수명을 이어오셨습니다.

그런데 수일 전 목욕탕에서 넘어지셔서 뇌졸중을 당하신 겁니다. 그로인하여 왼편의 수족이 마비 증상을 입었으며 뇌에 상처를 입게 되었습니다. 젊은 사람이라면 수술을 할 수도 있겠지만 더 이상 수술로 회복을 기대할 수 없어 가족회의로 부르심에 순종하기로 하고 평안히 주님께 가시길 기도하게 된 것입니다.

권사님이 특별하신 것은 수십 년을 섬겨 오면서 섬김의 업적을 남기셨기 때문입니다. 권사님은 재정이 넉넉지 못한 교회를 위해서 힘에 지나도록 헌금을 하셨습니다. 언젠가 친구 목사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권사님이 소천하시면 참 기도자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교회 재정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권사님이 헌금하시는 내역을 보면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권사님이 드리는 헌금은 십일조, 감사, 주일, 선교비, 절기헌금, 매월 특별헌금, 건축헌금을 바치십니다. 특별히 건축헌금으로 매월 106세 권사님이 300불을 바치십니다.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80이 된 딸과 함께 폐품 수집을 하셨습니다.

빈 캔과 신문지를 보아서 건강한 사람도 한 달에 200불을 벌기가 어려운데 고령의 두 권사님(어머니와 딸)이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미친 듯이 주변을 다니면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수거해 월 200불을 모으면 그 돈에 100불을 보태서 바치는 겁니다. 자신들을 위해선 먹는 것까지 줄이고 줄여서 바치십니다.

대충하는 것이 아니라 빈 캔을 수집하는 일에 생명을 걸고 수거하셨습니다. 누가 권하거나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그런 정성으로 할 수 없습니다. 이런 내용을 듣기만 해도 감정이 둔한 저 같은 사람도 가슴이 뜨거워지는데 왜 주님이 교회를 향한 모녀 권사님의 이런 헌신과 사랑을 기뻐 받지 않으시겠습니까?

일 년에 한번 바치는 추수감사헌금을 위해선 매월 100불씩 모았다가 11월 추수 감사 때에 매년 1,200불씩 감사헌금을 바칩니다. 얼마 전 정부에서 코로나 구호금으로 개인당 1,400불을 받은 것도 몽땅 헌금으로 바치셨습니다. 그래서 K 권사님이 소천하시면 교회 제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을 걱정하신 겁니다.

그러면서 이런 내용의 카톡을 보내오셨습니다. “평강교회에 김시철 장로님이 계셨다면 저희 교회엔 변함없이 충성하신 김순녀 권사님이 계십니다. 김시철 장로님이 소천하셨을 때에 필자가 낙심하고 아파하셨을 것을 이제서 짐작하게 되었다고 하시며” 권사님이 떠나가시고 나서 있을 교회 형편을 염려하셨습니다.

그에 대한 답장을 보내드렸습니다. “김시철 장로님이 지금도 하늘에서 교회를 위하여 일하고 계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장로님이 소천하시고 나서 기적 같은 일들이 교회에 일어났습니다. 그런 기적이 목사님 교회도 일어날 것을 믿는 것은 권사님이 그곳에서도 교회를 위해서 일하실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친구 목사님이 섬기시는 교회는 주님이 기뻐하시는 교회인 줄 믿습니다. 아름다운 성도가 있는 교회는 좋은 교회입니다. 반복되는 시련과 역경에서도 굴하지 아니하고 믿음을 지키며 맡기신 양떼를 위해서 죽도록 충성하시는 목사님이 있는 교회를 주님은 끝까지 사랑하시고 축복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목사님! 힘내시기 바랍니다. 목회자의 자랑이 되는 좋은 성도님을 곁에 모시게 된 것은 주님의 은혜가 아닙니까? 목사님은 이 시대 주님이 인정하시는 참 목자십니다. K 권사님이 뿌리신 믿음의 씨앗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열매 맺어 속한 시일에 30배, 60배, 100배로 결실하는 것을 모두가 보게 될 것입니다.

2021년 5월 10일
이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