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45 어느 특별한 전통 결혼식을 경험하면서!

지난 6월 5일 토요일 오전 11시에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 어느 특별한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교회를 섬기는 연로하신 목사님 사모님의 손녀가 동부에 사는데 팬데믹으로 결혼식을 할 수가 없어 이곳 Los Angeles로 신랑 신부와 양가 부모님들과 일가친척이 비행기로 날아와 결혼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1부 결혼 감사예배를 마치고 교회당 뒷마당에서 축하 파티가 시작되기 전 먼저 폐백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고국을 떠나 이민자로 미국에서 살아온 세월도 반세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고 두 딸도 여기서 태어나 출가를 시켰지만 폐백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가끔 TV를 통하여 전통예식을 본적은 있어도 실제로 폐백을 드리는 현장을 가까이서 경험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결혼식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불안한 마음과 생각을 하게 된 것은 폐백을 하게 되면 신랑 신부가 맞절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 뒷마당은 시멘트 바닥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태어난 2세인 신부와 그리고 이번에 결혼하는 신랑은 우리와는 문화가 다른 백인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폐백을 위해서는 전통 한복을 입어야 합니다. 그래서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전통 예식을 돕는 전문 기관이 우리 주변에 있는 것입니다. 이번 결혼식이 있기 전에는 그런 기관이 있는 것을 알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행사를 주관하는 전문 업체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 이미 주변에서도 전통 결혼예식을 행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전통 예식을 주관하는 곳에는 폐백을 담당하는 부서와 책임자가 있어서 그 분들에게 행사를 안심하고 의뢰를 하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준비하려던 모든 것을 전문 기관에서 책임 맡은 분들이 행사에 필요한 것들을 완벽하게 준비한 것입니다. 이번에 결혼하는 신랑과 신부는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더욱 특별한 것은 신랑은 한국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신부 어른들의 고국인 한국의 결혼 전통 혼례식을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거절하지 아니하고 기꺼이 따라준 신랑 신부에게 사랑스런 마음과 함께 고마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우리도 지키지 못하고 가르치지 못한 것들을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결혼식이 필자에게 더욱 특별한 것은 하나님께서 이곳에 예배 처소를 허락하신지 2 년 만에 처음으로 맞는 결혼식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33년 동안 사용해 오던 예배당에서 이곳으로 장소를 옮겨주셨을 때에 교회가 결정한 것이 있었습니다. 교회당을 결혼식 장소로 지역 사회에 오픈하기로 한 것입니다.

모두가 크게 염려하던 펜데믹 사태가 빠르게 안정되어 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복된 가정들이 우리가 예배하는 교회당에서 많이 탄생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크게 확장되길 고대하면서 이번에 새롭게 출발하는 Janice & Alex Mulvenna 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길 축복합니다.

2021년 6월 5일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