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48 어느 목사님의 천국 환송식 부고를 읽고서!

얼마 전 많은 사람들에게 은혜를 끼치며 활발하게 활동하시므로 이름이 널리 알려지셨던 어느 음악 목사님이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천국환송예배를 드린다는 내용의 부고를 일간신문의 광고 지면에 크게 부고된 것을 읽고서 마음에 걸리는 내용이 있어서 며칠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신문에 부고된 내용은 이렇습니다. “하나님의 종 000 음악 목사이시며 저희들의 사랑하는 남편이자 아버지께서 2021년 5 월 21일 향년 76세 일기로 천국으로 이민 가셨기에 천국 환송식 예배를 드립니다”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부고를 보아왔지만 이런 내용의 부고는 처음 보았습니다.

필자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부고의 내용 중 천국으로 이민을 가셨다고 하는 표현 때문입니다. 우리는 고국을 떠나 이민자로 이 땅에 살고 있기에 이민이라는 단어의 뜻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민이라는 단어의 뜻은 정든 고향을 자의적 의사로 멀리 떠나 나의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필자도 이민자로 고국을 떠나 이 땅에서 산지도 반세기가 되어 이곳에서 태어난 큰 딸이 40 중반이 되었고 두 딸을 통하여 태어난 이민 3세들 중에는 벌써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학입학을 준비해야 하는 손녀들이 둘이나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것이지만 이민은 천국처럼 늘 위로와 기쁨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민자로 낮선 타국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고향에서 경험하지 못한 피 눈물을 흘려야 할 때도 있으며 고국에서의 삶보다 더 많은 인내와 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언어적인 문제, 문화적인 충격, 인종간의 갈등도 격어야 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명절이면 고향에서 가족들이 모이던 만남의 행복도 잃었습니다.

보고 싶은 친구, 일가친척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없어 그리움에 지칠 때도 있었습니다. 우리 중에는 이민의 삶의 뿌리를 안정되게 정착하지 못해 자녀들이 탈선하므로 원하던 이민의 꿈을 잃어버린 분들도 있는가하면 행복하던 가정이 파산 당한 가정도 있습니다. 차라리 이민을 오지 않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탄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민으로 성공하고 꿈을 이룬 가정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로 말미암은 구원은 세상에서 천국으로 이민 가는 것이 아닙니다. 천국은 남의 나라가 아닙니다. 천국의 주인은 바로 우리가 되는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천국은 우리의 본향입니다. 고향입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25장 34절에서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하라 하라” 우리가 세상을 떠나서 가는 곳은 아버지의 나라, 천국입니다. 그 나라에 예수님의 이름으로 들어갈 때에 이민 가는 것이 아닙니다.

천국의 상속자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천국의 주인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천국의 주인이 내가 되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예수님은 계 21장 4절에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지나 갔음이니라”

이민자에게는 눈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망도 있습니다. 아픔도 만납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선 영원토록 그런 일을 당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우리가 그 나라에서 왕이 되기 때문입니다. 요한계시록 22장 5절에 “다시 밤이 없겠고 등불과 햇빛이 쓸데없으니 이는 주 하나님이 저희에게 비취심이라 저희가 세세토록 왕노릇 하리로다” 천국에서 우리가 무슨 일을 한다고 주님이 말씀하셨습니까? 왕의 일을 합니다. 얼마동안 왕 노릇을 합니까? 백년이 아닙니다. 천년이 아닙니다. 영원토록 왕으로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로 말미암은 구원의 부르심은 이민자로 부르심 받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2021년 6월 20일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