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49 목회자로서 힘들어 했던 장례식 경험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에게 사역을 하는 동안 감동과 감격의 순간이 있었는가하면 반대로 고통과 아픔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지난 40여 년 동안 한 교회만을 섬겨오면서 경험한 감동과 감격의 때는 충성스러운 교인이 어려움 당하여 해결의 방법이 없다가 극적으로 주님의 도우 심을 받았을 때입니다.

최근에는 어느 집사님이 몸에 이상증세를 느껴 병원을 방문해서 CT 촬영을 하였는데 암이 발견되어 더 정확을 기하기 위해 MRI 촬영을 했습니다. 역시 양쪽 유방에 암이 있는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암이 얼마나 무서운 것임을 아는 경험자들과 가족들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무서워하지도 않았습니다. 주님이 부르시면 순종하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왜 나에게 암이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하면서 자신을 원망하지도 않았습니다. 가족과 주님을 원망하지 않으셨습니다. MRI 촬영결과를 받자마자 조직 검사 일자가 잡혔습니다.

집사님께 사랑과 은혜를 받았던 가족과 친지들과 교우들은 마음을 모아서 기도하길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조직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 필자도 초조한 마음으로 애를 태워야 했습니다.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집사님의 전화번호가 찍혔습니다. 무슨 말로 어떻게 위로를 해야 좋을까?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할렐루야! 목사님, 감사합니다. 아니 이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수술 날짜를 통보 받았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들은 것입니다. 어쩌면 좋아요, 어떻게 하지요! 그런 소리를 하실 줄 알았는데 전화기로 들려지는 집사님의 소리는 맑고 고운 그리고 감사의 기쁨 소식이었습니다.

암이 아니랍니다. 물혹이 있었답니다. CT와 MRI에서 암으로 판명이 된 것이 조직 검사결과 물혹으로 나온 것은 처음 들어본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두고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가장 절망적인 상황에서 가장 극적인 감동과 감격을 받은 것입니다. 본인과 가족이 얼마나 기뻤을까요?

그런가하면 목사로서 가장 절망적이고 힘들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특별히 장례식을 집례하면서 아픔을 느껴야 했었던 때가 몇 번 있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40이 넘어서 낳은 아들의 죽음이었습니다. 20살에 미국에 유학 와 2 년 만에 운전하던 차가 사고로 동승자 가운데 독자만 명을 달리했습니다.

장례식을 위해서 한국에서 날아온 부모님들의 울부짖음이 30년이 지나간 지금도 귓가에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12살 된 아들이 1200만 명에 한명 걸린다는 희귀 병으로 수년 동안 병원과 집을 오가며 투병 생활을 하다가 명을 달리했을 때입니다. 그러한 일을 당하면 부모님을 위로할 말이 없습니다.

다음으로는 지난 6 월 30일에 있었던 장례식이었습니다. 운명하신 날은 5 월이었지만 팬데믹으로 장례 일정이 잡히지 않아 37일 만에 장례식을 했습니다. 한 달여 동안 장례식을 기다리는 동안 고인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마음에 답답함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고인이 예수님을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떠나시기 전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을 때 몇 차례 방문하여 기도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우편 강도가 임종 순간에 주님을 믿고 극적으로 구원 받아 천국에 동행 했던 것처럼 마지막 순간에 예수님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구원의 기회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고인은 누구보다도 세상 적으로는 열심히 사셨습니다. 가정을 위하고 사업을 이루는 일에는 혼신의 힘과 정성으로 부족함이 없는 가정과 사업을 이루셨습니다. 주변으로부터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부러움을 받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부족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내세를 위하여 준비한 것이 없는 것입니다.

인생은 세상이 다가 아닌 것을 모르셨습니다. 구원 받은 분들의 장례식을 준비할 때는 성령이 주시는 위로가 있습니다. 하늘의 기쁨이 있습니다. 천국에 대한 감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아니한 분들의 장례식에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만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님께도 영광이 되며 다른 사람에게도 위로와 기쁨이 되어야 합니다.

2021년 6월 30일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