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61 밤중에 만난 반갑지 않은 손님!

지난 11월 26일 금요일 새벽에 기도하러 교회에 갔습니다. 아직 먼동이 트지 않아 사방은 어두웠습니다. 교회당 문을 열고 본당으로 들어가 전기 불을 밝히자 아무도 없어야 하는데 한 사람이 본 당 안에 놀란 얼굴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키는 필자보다 훨씬커 보이는 건장한 청년의 다른 인종의 사람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교회당 안에 이 밤중에 들어왔느냐고 했더니 지난밤에 여자 분이 문을 열어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여자냐고 하면서 아시안이나 스페니시냐 백인이냐고 물었더니 아시안 여인 3명이 문을 열어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간에 교회 문이 닫혀 있기에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밖으로 나와 교회 근처에 사시는 분에게 전화를 걸어 911에 전화를 걸고 지금 바로 교회당으로 와 달라고 요청을 드렸습니다. 혹시라도 육체적인 충돌이 있을지 모를 일을 대비해서였습니다. 다시 밤손님에게 다가가 핸드폰으로 사진 촬영을 하겠다고 하고서 촬영을 한 후 전화번호와 주소를 달라고 했습니다.

받은 전화번호로 즉시 전화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는 번호였습니다. 진짜 번호를 달라고 했더니 다른 번호를 주었지만 그것도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경찰차 두 대가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3명의 경관이 본당으로 들어와 낮선 사람에게 다가가 이유도 묻지 않고 즉시 두 손에 수갑을 채웠습니다.

그런 다음 밖으로 데리고 나간 후 3명의 경관 중 한 분이 이 사람을 어떻게 하기를 원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지금 데리고 가서 구금을 하면 판사 앞에 가서 필자가 진술을 해야 한다고 하기에 다른 옵션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만일 교회에 없어진 물건이 없다면 구두로 경고하고 보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경고의 내용은 다시 교회당에 불법으로 침입하면 즉시 구금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밤손님을 그렇게 보낸 후 경찰 책임자가 필자에게 다가와 교회당으로 들어오는 문을 있는 대로 보여 달라고 해서 여러 개의 문을 돌아보는 중 본당 현관문을 보더니 이곳이라고 지적을 하면서 문아래 부분이 파손된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밖에서 힘으로 강하게 당기어 문을 고정시키는 아래 부분의 자물쇠가 부서진 것입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자물쇠를 사다가 고정시키라고 해서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후 교회에 다시 정문이 심하게 훼손이 되었습니다. 안에서 잠근 자물쇠 때문에 외부인이 안으로 들어오지는 못했습니다.

다시 문을 수리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각종 범죄 기사가 넘쳐나는 것이 우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고나 사건은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고 누구에게나 당할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오래전에 가까이 지내던 분이 하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20여 년 전에 큰 지진이 났을 때였습니다. 교회 건물에 약간의 피해가 있는 것을 걱정하고 있을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신은 집도 교회 건물도 없어서 지진이 나도 걱정할 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난한 것도 감사의 조건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그 분의 말이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담에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날 없다고 했지만 나무가 무성하면 좋은 일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더운 날에는 피할 그늘도 있고, 나무가 과실수이면 철마다 아름다운 결실을 보상받기 때문입니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것도 맞는 말이 아닙니다. 양육을 위한 수고보다는 그 일로 받는 위로와 보상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시 127편 3-5절에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그 전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저희가 성문에서 그 원수와 말할 때에 수치를 당치 아니하리로다”

반갑지 않은 밤손님을 보내고 나서 생각해보니 큰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위기를 막아주시고 영혼과 육체를 안전하게 지켜주신 주님의 은혜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아직 가야할 사명의 길이 남아 있어서 지켜주신 줄 믿습니다. 부르시는 그 날 까지 순종하겠습니다.

2021년 11월 26일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