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62 공동의회를 통하여 받은 은혜!

지난 11월 28일은 필자가 섬기는 교회의 역사적인 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1년 후가 되는 2023년 1월 첫 주일이 교회설립 42주년이 되면서 설립당시부터 섬겨온 담임목사직에서 제2대 담임목사에게 바통을 물려주고 원로목사로 자리를 옮길 준비를 위한 공동의회를 개최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40여년의 긴 세월을 생각지 못했었는데 시간이 빠르게 흘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전문 산악인의 말에 의하면 높은 산을 오르는 것도 위험하지만 하산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막상 은퇴를 생각하게 되니까? 걱정되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크게 걱정이 되는 것은 후임자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주변의 교회들이 여러 과정을 거쳐서 선정한 후임자에게 교회를 이양하고 나서 생각처럼 순탄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을 자주 보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남의 일처럼 생각되지 아니했습니다.

그렇다고 하나님의 때를 거역하고 담임목사직을 고집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4-5년 전부터 후임자를 위해서 기도하길 시작했습니다. 이양의 복을 주시되 후임자의 복을 허락하시므로 아름다운 승계를 할 수 있도록 구했습니다. 필자가 구한 후임자의 자격은 하나였습니다. 실력보다는 주님을 사랑하는 종이었습니다.

수년 전에 그런 종을 교회로 보내주셨습니다. 당회의 결의로 그 동안 부목사로 섬겨오던 S 목사님을 제2대 담임목사 후보자로 정하고 공동의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공동의회는 이 뿐 아니라 세 분의 장로 후보자와 세 분의 권사 후보자도 투표를 받게 했습니다. 공동의회를 하기 전 날 깊은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행여나 투표 결과가 잘못 나오게 되면 어떡케 하나? 하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당회가 원하는 것은 1차 투표마다 2/3 이상의 표를 받기를 원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투표를 받으시는 분들이 마음에 부담과 상처를 받을 것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투표를 하기 전 이런 당부의 말을 했습니다.

당회가 추천한 일곱 분 모두는 교회가 어려움 당할 때 우리를 대신하여 자기를 희생할 분들이십니다.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죽는 날까지 교회를 지키고 온 마음과 정성으로 충성할 분들이기에 우리가 한 마음이 되어 힘을 모아 드리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공동의회가 축제의 날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교회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동의 순간이며 축복의 순간으로 우리만 놀라는 것이 아니라 이웃 교회들도 놀라고 세계 모든 교회가 놀랄 투표 결과를 만들어 주시길 부탁하고 투표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제2대 담임목사후보자에 대한투표 결과 1차 투표에서 투표자 전원 찬성으로 선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어, 장로후보 3인도 1차 투표에서 3분 모두 전원 찬성으로 피택 받았으며, 권사후보 3인도 1차 투표에서 같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교회를 섬겨오면서 여러 번의 공동의회를 했었지만 이런 결과를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교회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다른 교회도 투표자 전원이 찬성을 받았다는 것을 듣지 못했습니다.

연이은 세 번의 투표 결과가 모두 하나같이 투표자 전원이 찬성을 했다는 것은 세계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도 놀라고 온 교우들도 놀랐습니다. 정말로 주님이 강권적으로 역사하신 축복의 사건이었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이 없으셨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어느 목사님이 중국의 시진핑 보다 강하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평강교회의 주인 되시는 주님이 공산당보다 더 강한 교회라는 뜻으로 받아 드렸습니다. 42여년의 긴 여정에 위기를 만날 때마다 그 자리에 먼저 가시어 피할 길을 열어주시고 아름답고 귀한 것으로 늘 채워주신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크게 감사드립니다.

2021년 12월 18일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