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66 생활 속에 맴도는 팬데믹의 공포(3)

같은 제목의 칼럼을 연속해서 세 번째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 크리스찬투데이에 칼럼을 연재한지가 15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서인실 편집국장님으로부터 초창기 칼럼을 부탁 받았을 때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사양도 몇 번 해 보았지만 국장님의 강한 이끌림에 지금까지 약 270여 편의 칼럼을 써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이렇게 연속해서 세 번 같은 제목으로 칼럼을 쓰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만큼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는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일은 1월 16일 이었습니다. 당회가 결정하여 교인 전체 코로나 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두 분을 초청하여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검사를 받은 날로부터 3일 이후부터 검사한 개인에게 검사결과가 통보되었습니다. 이전 같으면 하루 이틀이면 통보를 받았는데 지금은 검사의 숫자가 너무 많아 시간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검사를 통보 받은 교우님들 중에는 대부분 음성으로 판정을 받았는데 그 중 한 분이 양성으로 확진 판명이 났습니다.

당일 검사 받은 분들 가운데 2명은 검사하기 위해 면봉으로 코에서 채취한 체액이 충분치 못하여 검사를 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검사를 담당한 분에게 양성 판정을 받은 분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가 알아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니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제 삼자에게 검사결과를 말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본인에게만 검사결과를 통보하기에, 결과를 받은 본인이 말하기 전에는 누구도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확진 판정을 받으면 교회에 그 사실을 말하겠지만 그런 분이 없는 것을 보니 본인도 통보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통보 받은 것은 토요일 저녁 5시였습니다. 사태가 심각함을 알기에 전화로 당회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어떻게 대처할까를 의논하게 되었습니다. 당회원들은 우리가 결정할 것이 아니라 교회 내에 전문 의료인들이 있으니 그 분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그분들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즉시 교인 중 전문 의료인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당신들의 결정대로 당회가 행동을 취하겠다고 했습니다. 30분 후 전문 의료인들의 의견이 전달되었습니다. 대면 예배는 당분간 드리지 아니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즉시 교인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고 3주일 동안 대면 예배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팬데믹이 계속된 지난 2년 동안 주변의 교회들이 대면 예배를 중단할 때에도 우리교회는 교역자 중심으로 예배를 드려왔습니다. 그러다가 교회 역사상 대면 예배를 중단한 것은 41년 교회 역사에서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교우님들을 위해서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주일 예배시 설교를 녹화하여 주일 오후에 유튜브로 송출하던 것을 오늘 부터는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성도님들이 각 가정에서 11시에 시간을 맞추어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방송 팀들이 주일 이른 아침에 교회에 나와서 그날의 설교를 촬영하여 편집해서 11시 예배에 맞추어 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팬데믹의 영향이 먼데서부터 점점 가까이 우리의 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하나 둘 전염이 되더니 이제는 교회 안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코로나의 위기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누구도 이 위기에서 자유롭거나 피하여 갈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러할 때 우리가 무엇을 어떡케 해야 하나요? 팬데믹을 상대로 우리가 싸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만 서로 조심하며 당국자들의 지시에 무조건 순종하며 지금의 위기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이 위기에서 벗어나 이전의 자유와 건강함을 속회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2022년 1월 17일
이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