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68 봄의 전령, 복숭아와 살구꽃이 주는 기쁨

2월 11일 아침은 기쁘고 행복한 날로 시작 할 수 있었습니다. 필자가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교회 뜰에 금년 들어 처음으로 피어난 복숭아와 살구꽃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꽃 모두 붉은 색의 아름다운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는 동안 나무는 죽은 것 같았습니다.

마른가지에는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가지에서 봄이 되면서 여기 저기 꽃망울이 돋아나기를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필자를 놀라게 한 것은 나무에 잎이 나지도 않았는데 꽃망울이 먼저 솟아나는 것이었습니다. 며칠을 관찰하면서 이 작은 꽃망울들이 언제 피어날까 기대하면서 지켜보았습니다.

33년 동안 교회 건물로 사용하던 건물을 매각하고 3 년 전에 지금의 교회로 이사를 했습니다.
전에 사용하던 교회 건물은 상용 건물이었기에 지금의 교회처럼 주변에 잔디도 없었고 정원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사 후 제일 먼저 한 것이 교회당 주변에 과실 수를 심었습니다. 그 때 20여 구루의 과실 수를 심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당에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만나는 것이 과실 수입니다. 이제는 제법 나무들이 자리를 잡아 커가고 있습니다. 복숭아와 살구꽃은 수줍은 듯 붉고 고운 색을 드리우며 조금씩 잎을 벌려 피는 것을 보면서 감성이 무딘 필자의 입에서도 어떡케 이렇게 고울 수가 있을까하는 탄성을 갖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이 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나무의 존재 이유에 대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과실 수를 종류별로 허락하신 이유를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나무에게도 사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나무는 아무 때나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아무 때나 열매를 맺지도 않습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때를 알고 있습니다.

그 때를 알뿐 아니라 주어진 본분과 사명을 알고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의 꽃이 피기 위해선 저절로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송이의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는 시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을 것입니다.

마치 어린 생명이 산모의 몸에서 태어날 때 죽을 것 같은 산고의 고통을 당하고서야 세상에 태어나는 것처럼 꽃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꽃들만이 겪는 그들만의 인고의 시련과 아픔이 없이 어떻게 그렇게 아름답게 피어나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며 사랑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과실수들의 사명은 맛나고 보기에 좋은 열매를 맺는 것도 중요하지만 꽃이 피고 잎이 나며 열매를 피우는 것도 중요한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하나님이 보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를 우리에게 비유한다면 하나님께 보냄을 받은 우리가 이 땅위에 살아가는 동안 어느 한 순간도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어린 시절도, 청년 시절도 장년 시절도 아니 노년의 삶도 어느 한 순간도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습니다. 성경은 우리 각 사람을 향하여 이 땅위에 삶을 다하고 주님의 곁으로 가는 죽음조차도 하나님이 귀하게 보시고 축복하신다고 시 116편 15절에서 “성도의 죽는 것을 여호와께서 귀중히 보시는 도다”라고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계 14장 13절에서는 “또 내가 들으니 하늘에서 음성이 나서 가로되 기록하라 자금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하시매 성령이 가라사대 그러하다 저희 수고를 그치고 쉬리니 이는 저희의 행한 일이 따름이라 하시더라” 어떤 사람의 죽음이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까?

모든 사람의 죽음이 아닙니다. 세상에 있는 동안 맡겨진 본분과 사명을 위하여 충성한 믿음의 사람입니다. 그런 믿음의 사람들에게 죽음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 되며 영원한 쉬임과 평안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하지 아니한 사람은 어떻게 되는가요? 마 7장 19-20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지우느니라, 이러므로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고 하신 말씀처럼 우리도 복숭아꽃 살구꽃처럼 우리의 믿음과 섬김 충성의 꽃을 피워 이웃과 하나님께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2022년 2월 11일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