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69 어린 손녀들에게 받은 생일 선물!

얼마 전 생일을 맞았습니다. 생일을 당하면 근처에 사는 큰 딸의 가족이 생일잔치를 준비합니다. 다른 딸과 아들은 멀리 있어서 특별한 날에도 자주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족 중 생일을 당하면 주로 식당에서 모임을 갖습니다. 그때 어느 식당 어떤 음식을 먹을까를 정하는 것은 당일의 주인공이 정하게 됩니다.

그 날은 필자가 주인공이기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아는 큰 딸이 장소를 정하고 지정한 날짜와 시간에 초청을 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때나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없는 것은 일반 음식보다 값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손님을 대접하거나 아니면 대접 받을 때만 먹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을 만나게 됩니다. 만일 우리의 삶에서 먹고 마시는 것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 일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생을 기계적인 인간으로 만들지 아니하시고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충분하게 예비하시고 그것들을 통하여 생명을 유지하게 하셨습니다.

전도서 5 : 18절에 “사람이 하나님의 주신 바 그 일평생에 먹고 마시며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 중에서 낙을 누리는 것이 선하고 아름다움을 내가 보았나니 이것이 그의 분복이로다”고 하신대로 우리가 사는 동안 부족함이 없이 먹을 것을 넘치도록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헤어질 시간이 되었을 때에 딸이 작은 박스로 포장된 것을 생일 선물이라며 주었습니다. 당연히 딸 가족이 준비한 선물인줄 알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선물을 받았을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허술하게 포장된 선물을 받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큰 딸이 준비한 선물은 포장도 예쁘고 아름다웠는데 그날 받은 선물은 이전에 비하면 너무 조잡하고 허술해 보이며 정성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것을 받아 들고 한 시간을 운전해서 집에 도착 후 포장지를 열었습니다. 그 때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그 날의 선물은 딸이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 명의 손녀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서 마련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갈색의 가벼운 구두였습니다. 구두 상자에는 할아버지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내용과 함께 세 손녀의 이름이 쓰여 있었습니다. 셋이서 의논하고 함께 그것을 사서 자신들의 손으로 포장을 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장지도 세련되지 못하여 보기에 아름다워 보이지 아니했던 것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잠시나마 이것도 선물이라고 주느냐고 마음속으로나마 흡족해 하지 모했던 자신이 너무 부끄러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귀한 정성과 사랑으로 선물을 준비해준 손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생애 처음 손녀들에게 받아본 선물이었습니다. 70 평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선물을 받았지만 이번에 사랑하는 손녀들을 통하여 받은 선물은 정말로 감동이었습니다. 아마도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유는 손녀들에게 그 날 그런 선물을 받을 것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늘 어린 아이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새 이렇게 반듯하게 성장했습니다. 세 손녀는 고등학생이 둘 그리고 중학생입니다. 자기들만 생각할 나이인줄 알았는데 이제는 자신들의 미래를 계획하고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을 자신들의 정성된 고사리 손으로 표현할 줄도 아는 아이들로 성장했습니다.

시 128 4 절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이같이 복을 얻으리로다”라고 하시면서 축복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네가 수고한대로 먹을 것이며, 복되고 형통하며, 네 자식의 복을 주시고, 평생에 예루살렘의 복을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손자녀들의 성장과 축복하심을 보면서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임을 감사드립니다.

힘이 다하는 그 날 까지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가까이 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2022년 2월 15일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