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76 목회에 힘이 되어준 아름다운 이름들(4)

교회 설립 5년 만에 하나님이 기적 같은 은혜로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에 극장 건물을 예배 처소로 허락해 주셨습니다. 두서너 달 동안 은혜에 대한 감동이 너무 커 밤마다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벽 한 두 시에도 일어나 교회로 달려가 교회당 주변을 여러 차례 돌면서 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성전을 받은 기쁨보다는 건물을 관리하고 유지해야 하는 염려와 근심이 더 크게 밀려왔습니다. 이유는 건물 페이먼트에 대한 압박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건물이 오래 된 것이었기에 안과 밖을 수리해야할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당시의 교회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교회 출석한지 얼마 되지 아니한 Chung K S 집사님이 계셨습니다. 한국에서 작은 목수로 건설 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집사님은 자원하셔서 재료만 제공해 주면 몸으로 봉사를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집사님을 도와 밤과 낮으로 건물 안과 밖을 수리하게 되었습니다.

권사님들은 일하시는 교우님들의 매 식사를 기쁨으로 준비하셨습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한 달 여 동안 육신적으로는 모두가 많이 힘 들었지만 특별한 은혜의 장소와 시간에 부름 받아 주님의 전을 위해서 땀 흘리는 기쁨이 얼마나 컷던지 지금도 당시를 생각만 해도 그 때의 감동과 기쁨이 살아납니다.

그 때 먹었던 음식중 잊히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나이가 많으신 노 권사님은 걷는 것도 불편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시고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를 타시고 여러 차례 교회에 오셨습니다. 교회 당 문 앞이 버스 정류장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런 굴비를 먹지 못하고 있습니다.

값도 비싸지만 구하기도 어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자 아들이 어머니 드시라고 사온 것을 모두 교회로 가지고 오셔서 일하시는 분에게 정성스럽게 대접하시던 그 섬김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두 주간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시간에 정 집사님의 부인이 교회 작업 현장에 오셨습니다.

그 자리에는 필자도 있었고 다른 몇 분의 조력자도 있었습니다. 부인은 남편을 향하여 삿대질을 하면서 큰 소리로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돈도 주지 아니하는 이 일을 하느냐며 화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모두가 할 말을 잃고 있을 때 남편이 부인을 달래어 집으로 데리고 가서 몇 시간 만에 다시 교회에 왔습니다.

그 때 이불과 옷 몇 가지를 가지고 와서 일을 마치기까지 2 주일 동안 교회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집사님이 일을 하시면서 쉬지 않고 불렀던 찬송이 있습니다. 새 찬송가 141장, “원말인가 날 위하여 주 돌아 가셨나 이 벌레 같은 날 위해 큰 해 받으셨나, 늘 울어도 눈물로써 못 갚을 줄 알아 몸 밖에 드릴 것 없어 이 몸 바칩니다”그 찬송을 하루도 수십 번을 부르면서 감사하시며 정말로 열심히 일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집사님 가정에 일어났습니다. 교회 일을 마치고 나서 한 달이 지났습니다. 캘리포니아 복권 국에서 복권을 시작한지 두 번째 되는 추첨에 당첨이 되었습니다.

주청사가 있는 새크라멘토 시에서 TV 생중계로 방영되는 추첨에 5명이 초청을 받았습니다. 정 집사님 7식구와 교인등 10여명이 중계 현장에 초대받았습니다. 5명 중에서 정 집사님이 가장 큰 상금인 5만 불에 당첨이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세금으로 20%인 만 불을 제하고 4만 불을 받았습니다.

그 주일에 교회에 출석하여 십일조로 4000불을 하나님께 바치고 남은 돈으로 교회 건물 뒤편에서 집을 샀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교우들이 하는 말은 이러했습니다. 한 달 동안 교회 일하고 집을 선물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 받는 복은 행한 대로 받고 뿌린 대로 거둔다고 했습니다.

2023년 4월 27일
이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