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79 어느 장로님의 장례 예배에서 받은 은혜!

지난 5월 28일 토요일 오전에 같은 지역에서 같은 교단을 섬기시는 존경하는 목사님이 섬기시는 교회의 신실하신 장로님이 젊은 나이에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시어 명을 달리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안쓰러운 마음에 친구 목사님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예배는 장의사가 아닌 교회에서 드려졌습니다.

예배 시작 30분 전에 예배 장소에 도착해서 필자가 놀란 것은 그 넓은 교회당에 조문객들이 가득하게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조문객만 많은 것이 아니라 교회당 안과 밖으로는 셀 수 없이 많은 조화가 있었습니다. 코로나 시대임에도 고인을 사랑하며, 고인에게 사랑받았던 교인들과 친지들이 참석한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죽은 다음에 나타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유명한 삶을 살았더라도 그 사람의 장례식을 보면 잘 산 사람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만을 위해 살았다면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없습니다. 예배 중간에 고인을 추모하며 흘리는 눈물 소리를 들으며 고인이 특별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인이 섬기시던 교회가 많은 동역자가 흠모하고 부러워하는 이 시대의 모범적 교회로 빠르게 성장하여 지역을 대표하는 큰 교회가 되어진 것이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인과 같은 훌륭한 인품과 재능을 가진 충성스러운 종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인 것입니다.

예배 중 말씀을 전하시는 담임 목사님이 장로님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주셨습니다. 사업으로 바쁘신 중에도 교회에 일이 생기면 하시던 일을 중단하시고 교회로 달려 나와 그 일을 처리하셨답니다. 어느 날에는 장로님과 심방을 해야 할 곳이 있어서 함께 했는데 심방을 받는 분이 문을 열어주지 아니했습니다.

그래서 7시간을 닫힌 문밖에서 담임 목사님과 장로님이 인내하며 끝까지 기다렸다가 결국에는 상담자를 만났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필자도 42년째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사로서 아! 하는 탄성과 함께 그 교회를 담임하시는 목사님과 장로님께 머리가 숙연해지는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담임 목사님의 설교를 마치고 나서 교인들이 영상으로 고인을 추모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분들마다 눈시울을 붉히며 장로님에 대한 사랑과 충성을 감사했으며 그동안 장로님이 보여주신 믿음과 섬김의 본을 따라 자신들도 교회를 더 크게 사랑하고 지키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영상에서 필자에게 감동이 되는 어느 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장로님이 그 동안 교회를 섬겨오면서 자신의 생각과 뜻대로 되지 아니할 때도 그 일로 시험을 받지 아니하시고 도리어 담임목사님이 기도로 결정한 일에 대해선 끝까지 목사님 편에서 도우셨다고 하시며 그 일이 자신들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게 했다는 것입니다.

장례예배를 마치고 나서 함께 자리한 친구 목사님과 이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작은 연못에는 작은 고기가 있고, 큰 호수에는 큰 고기가 있는 것처럼 훌륭한 거인 같은 큰 믿음의 신실한 장로님이 계셨기에 교회가 든든히 세우질 수 있었다고 하시며 그런 장로님을 모신 교회가 부럽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장로님과 함께 교회를 섬길 수 있도록 축복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 교회와 성도들 그리고 유가족 위에 주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2022년 5월 27일

평강교회
이상기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