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283 큰 사랑 선교회를 아시나요?

큰 사랑 선교회(City of Refuge Mission Center)를 아시나요? 필자는 1973년에 Los Angeles에 정착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단체가 있는 것을 몰랐습니다. 최근에 큰 사랑 선교회의 책임자로 세우심 받은 분을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이 단체는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전도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수감되어 있는 분들 가운데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버림당하여 절망과 낙심 속에 어두운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형기를 마치고 출소를 한 후 자립을 위해서 안간힘을 써보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습니다. 사회적인 냉대와 도움 받을 만한 이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을 돕기 위하여 큰 사랑 선교회는 재판에 계류 중인 수감자나 가족에게 필요한 법률 상식을 알려 주며 수감생활을 마치고 복국으로 추방 받게 되는 사람들에겐 한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법률적인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소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선교 단체인 것입니다.

이번에 C. O. R. Mission Center의 새로운 책임자로 필자가 아는 강평태선교사님이 세우심을 받으셨습니다. 강 선교사님을 알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 년 전이었습니다. 저희 교회와 건물을 공유하고 있는 교회의 교인이십니다. 강 선교사님이 소속한 교회의 담임목사는 저와 절친한 동역자십니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교제를 이어온 강 선교사님에 대한 말씀을 하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강 선교사님이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지나온 삶을 고백하시게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저 말고도 저희 교회 교인 서너 명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그 고백을 듣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아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어두운 과거를 드러내면 이해가 부족한 주변 사람들로부터 경계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고백하시는 강 선교사님의 얼굴엔 그림자가 없어 보였습니다. 험한 세상을 살아온 분이라고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험한 삶을 살게 되면 자신의 과거를 숨기려 합니다.

그리고 주변을 원망합니다. 세상을 원망합니다. 자신을 원망합니다. 지옥 같은 죽지 못해 사는 기막힌 삶을 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강 선교사님은 자신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친구를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원망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래전에 적대 관계에 있었던 사람들 중에는 강 선교사님이

출감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들이 저질렀던 지난날의 큰 잘못에 대한 무서운 보복이 있을 것을 두려워하여 이곳을 떠나 타주로 도망간 사람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옥에 있을 때는 자신을 깊은 낭떠러지로 떨어트린 사람들을 반드시 복수하려 했었지만 주님을 알고 나서는 그들을 모두 용서했다고 하셨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원수를 용서하기로 한 이후부터 자신의 마음에 알 수 없는 위로와 기쁨이 솟기 시작했고 앞으로의 삶을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에 대한 깨달음을 주셨다고 했습니다. 주님을 몰랐을 때는 복수에 대한 날만 기다렸지만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나서 변하여 새 사람이 된 것입니다.

어떻게 35년이라고 하는 긴 세월동안 옥중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요? 20대 철모르는 나이에 범한 죄 때문에 너무나 가혹하고 힘든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35년의 옥중생활에서 25년 이상은 수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독방에서 사셨습니다. 얼마나 무거운 죄를 범했기에 그랬을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말이나 행동에서 악한 죄인의 모습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조용하시고 겸손하시며 부드러운 분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단 말인가? 더 놀라운 것은 그 동안 교제를 1년 이상 이어 오면서 보여준 섬김 때문이었습니다. 새로 이전한 교회 건물은 많은 일손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보고서 가만히 있지를 않으셨습니다. 부탁을 하지도 않았는데 솔선수범하시어 교회 이곳저곳을 돌아보시며 일을 만들어 봉사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주 토요일마다 선교단체에 소속한 두 세분을 모시고 와서 교회당 주변을 청소하셨습니다. 작은 일 하나를 하실 때도 허투루 하지 않으셨습니다.

온 정성과 힘을 다하여 일하시는 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셨습니다. 그런 자세로 선교회를 섬기시며 수감자들과 형기를 마치고 나와서 새 삶을 살아야 하는 출소자들을 뜨겁게 섬기시는 모습에서 그와 함께 일하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C. O. R. Mission Center에 주의 은총이 넘치시길 축복합니다.

이상기 목사
크리스찬투데이